제999화
“진희 씨, 지금 저한테 초면에 그들의 체면을 봐주지 않은 건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으신 거 맞죠? 어쨌든 절에 가면 중의 말을 따라야 하는데, 제가 고집부리다가 손해라도 볼까 봐 걱정되신 거죠?”
임동현이 히쭉 웃으며 말하자, 유진희는 흠칫 놀랐다. 그러고는 이내 민망한 듯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동현 님, 다 알고 계셨던 거네요!”
“그럼요, 진희 씨는 제가 정말 수년간 사회와 단절된 채 탐험만 하느라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그러면 대체 왜 그렇게 하신 거예요? 셋째 도련님이 누군지 아세요?”
“누군데요?”
“셋째 도련님은 류씨 성을 가졌습니다. 모두 그를 류성주라고 부르죠. 동현 님께 은하 제국의 8대 가문에 대해 설명드린 적이 있는데, 기억하시나요?”
“은하 제국 8대 가문 중 서열 2위인 류씨 가문 말인가요?”
“맞아요! 그분은 류씨 가문 직계 자제 중에서도 가장 특출난 재능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류씨 가문의 가주가 될 유력한 후보죠.”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었나요?”
“그러니 동현 님도 괜히 그분의 미움을 사지 마세요. 동현 님한테 이득이 없는 싸움입니다. 동현 님이 원하신다면 제가 나서서 두 분에게 화해의 자리를 만들어 드릴 수도 있어요. 저는 그분과 사이가 각별하다고 할 수도 있는 편이라...”
유진희는 기대에 찬 눈으로 임동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임동현은 어이가 없었다.
‘내가 미움을 사? 초면에 살의를 드러낸 건 그 녀석인데, 날 죽이려 했단 말이야! 그리고 이건 다 당신의 미모가 불러온 화잖아, 류성주가 나를 죽이고 싶게 만든 장본인이 누군데!’
유진희가 류성주와 화해의 자리를 만들어 준다는 말에 임동현은 손사래 치고 싶었다. 정말 그렇게 한다면 류성주를 자극할 것이고 임동현도 순간의 화를 못 참고 류성주를 죽여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계씨 가문을 해결하기도 전에 류씨 가문이라는 폭탄을 건드리게 된다. 임동현은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팠다.
‘아이고, 제발 귀찮게 일 벌이지 말아 줘.’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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