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대표님과 나
침묵.
길고 긴, 숨 막히는 침묵.
회의실에서 졸거나 몰래 휴대폰 하거나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던 사람들이 일제히 똑바로 앉더니 앞에 있는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심지어 누군가는 휴대폰 카메라를 몰래 켜기도 했다.
나는 대표님과 화면 속 굳어버린 실장님을 번갈아 보았다. 결국 잠깐의 망설임을 끝으로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침실 서랍에 넣어뒀어요. 침대 옆에 있는...”
실장님과 대표님의 질문 사이에서 나는 후자를 택했다.
화면 속에 비친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대표님은 그제야 내가 회의 중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듯 곧장 다가와 카메라를 쳐다보며 말했다.
“방금 서인나 씨 근무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했나요? 그게 무슨 말이죠?”
이는 누가 봐도 내 편을 들어주는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양심을 걸고 맹세하면 그냥 진짜로 궁금해서 물었을 가능성이 컸다.
어쩌면 속으로 현재 상황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장님은 단단히 오해한 듯 벌떡 일어나 카메라를 향해 연신 굽신거리며 말했다.
“죄, 죄송합니다! 대표님과 서인나 씨가... 동거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럼 이제 해결이 된 건가요?”
대표님은 시계를 힐끗 쳐다보았다.
“회의한 지 꽤 되는 것 같은데 이쯤에서 마치죠. 인나 씨는 다른 볼일이 있어서요.”
실장님은 찍소리도 못하고 황급히 화상회의를 종료해버렸다. 그리고 나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비서실 단톡방은 발칵 뒤집혔다.
[그래서 서인나랑 대표님이 같이 산다는 거야? 대박 사건!]
[속옷 위치까지 물어봤는데, 이건 백퍼 동거지.]
[대표님이 뭐라 하는지 못 들었어? 볼일이 있다잖아. 집에서 할만한 일, 다들 속으로는 뻔하면서!]
[이런 얘기는 좀 그렇지 않아? 서인나 씨도 단톡방에서 볼 텐데.]
[걔 원래 말도 안 하잖아. 알림 꺼놨을걸?]
[대표님이랑 같이 살면서 그동안 시치미를 뗀 거야? 괴롭힘을 당해도 가만히 있던 거 보면 진짜 참을성 하나는 대단해.]
[지금쯤 골미 완전 쫄았을 듯.]
[당연하지. 대표님이 대놓고 서인나 편을 들어줬는데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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