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사과해

진우현은 몸을 돌려 장문정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깊고 어두운 두 눈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못처럼 아득했고 서늘한 기운이 주변까지 스며들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장 팀장은 회사의 오래된 직원이니 회사에서 소문을 퍼뜨리고 이간질하면 어떤 결과를 가지는지 잘 알 텐데. DG는 늘 상벌이 분명해. 직원의 업무 실력과 실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연공서열은 따지지 않아. 모든 직원은 똑같이 대우받을 수 있어.” 장문정은 즉시 변명했다. “대표님, 저는 소문을 퍼뜨리지 않았습니다. 강지연 씨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저를 악의적으로 비방했습니다.” 진우현의 본래 차가운 얼굴이 한 겹 더 어두워졌고 눈 밑에는 억누른 분노가 쌓여가는 듯했다. 그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내가 증거를 찾아 게시물로 붙여주길 바라는 거야?” 장문정의 두 눈에 순간 당황스러움이 스쳤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꽉 쥐었다. 그녀는 억지로 입을 열었다. “강지연 씨의 품행이 단정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잠깐 얘기했을 뿐이에요. 나쁜 쥐가 거리에 나오면 모두가 때려잡으려 하잖아요. 하지만 강지연 씨는 방금 저를 고의로 때렸고 모두가 봤어요. 경찰이 오더라도 법에 따라 강지연 씨의 책임을 추궁해야 해요.” 진우현은 길고 가는 속눈썹을 드리우며 눈 밑에 담긴 날카로운 눈빛을 숨겼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강지연을 바라보았다. “사과해.” 강지연의 귓가에 날카로운 소리가 꽂혔고 심장이 크게 요동쳤다. 방금 장문정이 자신을 더러운 년이라고 욕했을 때 그가 들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강지연은 진우현이 공정하게 판단해줄 거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장문정이 공개적으로, 그리고 뒤에서 그녀를 얼마나 심하게 욕했는지 모른다. 진실을 따진다면 한 번의 따귀로는 부족할 터였다. 더욱이 오늘 명백히 기술부 사람들이 연합하여 그녀를 일부러 난처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오로지 마음을 비우고 일하고 싶었다. 오히려 기술부 직원들이 그녀를 따돌리며 일부러 협조하지 않고 방해했던 것이다. 강지연이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