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헤드라이트
한겨울 길가에 눈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가로등 불빛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송이를 밝게 비추었고 차디찬 바람은 예리한 칼날처럼 그녀의 얼굴을 스쳤다. 강지연은 두꺼운 패딩을 껴입고 있었지만, 여전히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떨었다.
마음속의 분노는 찬 밤공기와 함께 서서히 가라앉았다. 레스토랑을 나선 지 백 미터도 채 안 되어 강지연은 후회가 밀려왔다.
회사가 아무리 거지 같다 해도 이곳에서는 정정당당하게 돈을 벌 수 있었다.
비록 따돌림을 당하고 욕설을 듣긴 하지만, 여기서 번 돈은 모두 깨끗한 돈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참고 참았는데 오늘 밤 결국 터뜨리고 말았다.
진우현의 말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폭력만 있는 것이 아닌데...
하지만 마음속 깊이 뿌리 박힌 증오 때문에 그녀는 정상적인 사람처럼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없었다. 그녀는 돈과 권력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이 사회를 증오했고 자신을 적대시하는 모든 사람을 증오했다. 마치 마음속에 폭탄을 품은 것처럼 자신마저 이 폭탄이 언제 폭발할지 몰랐다.
강지연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래서 뒤에서 비추는 두 줄기 강렬한 헤드라이트 불빛을 전혀 주의하지 못했다.
옆에서 경적이 울려서야 강지연은 걸음을 멈추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차량의 조명이 그녀의 얼굴에 비쳐 눈이 부셨지만, 강지연은 여전히 운전석에 앉아 있는 남자를 알아보았다.
창문 너머로 남자의 냉혹한 얼굴만 보이고 눈빛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강지연은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녀는 고개를 홱 돌리고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차량은 뒤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왔다. 그 두 줄기 빛은 거리를 낮처럼 밝게 비추었고 벽에 그림자를 형성하여 그녀의 걸음에 맞춰 조용히 움직였다.
강지연이 스무 미터 정도 더 걸은 후 갑자기 발길을 멈췄다.
“대체 뭐 하는 짓이에요?”
그녀는 몸을 돌려 뒤따라오는 차량을 향해 사납게 소리쳤다.
차 안의 사람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갑자기 하이빔이 꺼지고 이어 로빔이 켜지더니 곧장 하이빔과 로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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