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그는 약혼녀가 있다
강지연은 입으로는 거절한다고 말했지만 턱을 더 높이 들어 올렸다.
진우현의 입술과 이 사이에서 전혀 피하려는 기색이 없었다.
진우현은 시선을 내린 후 긴 속눈썹으로 눈빛을 가렸다. 강지연은 진우현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귀가 진우현의 가슴 가까이에 있었기에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도 들을 수 있었다.
팔로 더 꽉 끌어안은 강지연이 입술과 이 사이에서 당장이라도 소리가 터져 나올 것 같을 그때 진우현은 갑자기 머리를 옆으로 돌리며 그녀를 놓아주었다.
“나가.”
진우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낮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명령했다.
강지연은 순간 온몸의 열기가 한순간에 확 떨어진 것 같았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그의 몸에서 내려와 아무 말 없이 옆으로 몇 걸음 물러났다. 그 후 옷을 정리하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럼 이만 나가 볼게요.”
그때 뒤에 있던 진우현이 약간 쉰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퇴사해. 매달 네 카드에 돈을 입금할게.”
순간 발걸음이 멈춘 강지연은 그 자리에서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고개를 돌려 진우현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왜요? 내가 우현 씨 일을 방해했어요? 앞으로 출근 시간에 거리를 유지하고 가능한 한 방해하지 않을게요.”
진우현은 강지연을 몇 초 동안 바라본 후 말을 꺼냈다.
“매달 천만 원 입금할게. 부족하면 언제든지 더 추가할 수 있어. 네 취미를 키워봐. 쇼핑, 공치기, 게임하기... 착하게 굴고 나를 귀찮게 하지 마.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해.”
강지연은 마음속으로 진우현이 말한 이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진우현이 그녀의 스폰서가 돼주겠다는 건가? 이 조건은 매우 유혹적이었다. 천만 원은 매달 부채의 3분의 2를 커버할 수 있었다.
진우현은 정말로 관대했다. 아무 이유나 대고 달라고 하면 나머지 3억 4천만 원의 부채도 한 번에 갚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거절할 수 있을까요?”
강지연이 담담하게 말을 꺼내자 진우현은 긴 속눈썹을 한 번 깜빡였다.
“이유는?”
강지연은 고개를 들어 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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