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밤이 되자, 정지숙은 평소처럼 저녁 식사를 챙겨 방세린의 방문을 열었다.
그런데 눈앞에 보이는 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방세린의 모습이었다.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겉으로는 여리여리해도 어릴 적부터 고집이 보통이 아니었는데... 설마 홧김에 극단적인 짓을 한 거야?’
“세린아!”
정지숙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조심스레 다가갔다. 손끝이 그녀의 코끝에 닿으려는 순간, 방세린이 번쩍 눈을 떴다.
그리고 품속에 숨겨 두었던 작은 도자기 병을 들어 올려 힘껏 휘둘렀다. 도자기 병이 ‘쿵!’하고 정지숙의 머리에 정통으로 내리꽂혔다.
정지숙은 신음을 흘리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
한편, 방세운은 오늘 운이 제법 좋았다.
하지만 함께 도박을 하던 사람이 집에 급한 일이 생겨, 어쩔 수 없이 판이 일찍 깨지고 말았다.
주머니 속 현금 뭉치를 만지작거리며 담배를 물고 있던 순간, 동네 친구가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을 걸었다.
“야, 저기 뛰어가는 여자... 네 사촌 누나 아니야?”
방세운은 흠칫 놀라며 고개를 번쩍 들어 확인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동공이 커지며 이를 악물었다.
‘젠장, 진짜 방세린이잖아!’
방세운의 친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의아해했다.
“지금 학교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시골까지 내려왔대?”
그러나 방세운에게는 대꾸할 여유조차 없었다.
‘방세린이 도망치면 주재철한테 진 빚은 누가 갚아? 다 끝장나는 거야! 도망가게 내버려둘 수 없어!’
“방세린!”
방세운의 고함이 밤공기를 갈랐고 그의 목소리를 들은 방세린은 온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지만, 곧바로 본능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쿵쿵 울리는 발소리가 매섭게 따라붙었다. 교통도 끊기고 외부와 단절된 그야말로 막다른 시골 마을이라, 방세린은 앞뒤 가릴 겨를도 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새 마을 끝자락인 거센 물살이 도는 강가에 다다랐다.
어둠 속에서도 ‘철썩’대는 물살이 일렁였다. 이 계절의 강물은 사람을 단번에 삼킬 만큼 거칠었다.
방세린은 두 눈을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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