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저는...”
방세린은 말하다 말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확실히 그 이유로 위준우를 피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위준우가 방세린을 바라보며 뭔가 말하려던 순간, 식당 문이 열리더니 한 사람이 들어와서 말했다.
누군가 여기에 물자를 기부했으니 모두 가서 도와달라는 얘기였다.
방세린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일어나려 하자 위준우가 제지했다.
“이런 건 남자들이 하면 돼.”
식당에 남아 있던 사람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이번 기부에 대해 수군대기 시작했다.
“난 알아. 천하 그룹이 기부했다고 하더라.”
천하 그룹이라는 네 글자를 듣는 순간, 방세린은 저도 모르게 등줄기에 힘이 들어갔다.
방세린과 하태원의 사정을 아는 유일한 사람인 진수연이 달래듯 말했다.
“그냥 기부일 뿐이잖아. 대기업 사장이 우리 같은 시골 마을까지 올 시간이 있겠어?”
방세린도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일단 시름을 놓았다.
그런데 방세린이 식당을 나서자마자 낯익은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고목 아래에 서 있는 하태원이 봉사팀 직원들과 공손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방세린이 나오자 하태원은 순간 그녀의 존재를 감지한 듯 고개를 돌려 방세린을 바라봤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방세린은 재빨리 얼굴을 돌렸다.
하지만 하태원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직원에게 무슨 말을 했고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방세린을 쓱 훑어보았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방세린의 가슴속에 스멀스멀 올라왔다.
아니나 다를까, 그 직원이 방세린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방세린 씨, 하 대표님이 장거리를 달리며 오셔서 좀 쉬고 싶다고 하네요. 혹시 방을 잠시 양보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방세린이 고개를 들어 하태원을 보니 하태원은 태연한 표정으로 방세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세린이 차마 거절하지 못한다는 걸 직감한 듯한 태도였다.
천하 그룹이 이렇게 많은 물자를 보냈으니 방세린이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게다가 하태원은 여기서 장기적으로 머무를 것도 아니고 잠깐 쓰는 거였다.
잠시 망설이다가 방세린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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