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하태원의 시선은 오후 내내 방세린에게 고정돼 있었다. 너무도 노골적인 관심 때문에 주변 사람들 역시 두 사람 사이의 묘한 기류를 눈치채고 수군거렸다. “무슨 상황이야? 방세린은 준우 선배랑 사귀는 거 아니었어?” “그러게. 그런데 하태원 대표님이랑도 뭔가 있는 것 같아.” 순식간에 방세린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가십의 주인공이 되었고 사방에서 쏟아지는 호기심 어린 시선에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편했다. 결국 오후 봉사활동이 끝나자마자 하태원을 찾아갔다. “얘기 좀 할까?” 두 사람은 인적 드문 공터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방세린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하태원이 먼저 추궁을 퍼부었다. “어젯밤에 위준우 씨랑 같이 있었던 거야? 둘이 무슨 짓 한 건 아니지?” 방세린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의 얼굴은 이미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내가 파혼하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대체 왜 그러는 거야?” 그 말투에는 오만함이 가득 배어 있었다. 마치 자신의 파혼을 방세린이 고마워해야 할 일이라도 되는 듯했다. 방세린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 “태원 씨가 파혼하든 말든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기다리겠다고 한 적도 없고.” 그 말에 하태원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사실 그녀 말대로 방세린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내 불길한 상상에 휩싸인 그는 말까지 더듬으며 물었다. “그... 그러면 어젯밤에 정말 위준우 씨와...” 방세린이 반응할 틈도 없이 하태원은 그녀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순식간에 드러난 가슴 앞 피부 위로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었고 방세린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재빨리 옷깃을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하태원 씨, 미쳤어?” 그러나 하태원은 질투에 눈이 멀어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듯했다. 그는 마치 맹수가 자기 영역을 샅샅이 훑듯 방세린의 몸을 눈으로 짓이기며 성을 풀려는 듯했다. 방세린은 핏발 선 눈빛과 쇠처럼 단단히 조여오는 팔뚝을 보며 끝내 저항을 포기했다. ‘됐다, 그냥 개한테 물린 셈 치자.’ “세린이 놔줘!” 날카로운 외침에 방세린은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