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하지만 육정환 같은 부잣집 도련님이 이런 외딴 산골 마을까지 직접 찾아왔다는 사실은 꽤 놀라웠다.
남은 방 두 개는 나란히 붙어 있었는데 한 곳은 이미 하태원과 위준우가 쓰고 있었으므로 방세린은 어쩔 수 없이 육정환을 다른 방으로 안내했다.
방에 들어선 육정환은 좌우를 둘러보았다.
방세린은 그가 이런 초라한 방에서 지내본 적은 없을 거라 짐작하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사실 굳이 오실 필요까지는 없었어요.”
육정환은 캐리어 위에 걸터앉아 기다란 다리를 흔들며 대꾸했다.
“필요 없다뇨? 아줌마가 세린 씨를 걱정하는 마음에 부탁하신 건데 어려운 일도 아니고 당연히 와야죠. 게다가 여기서 한 달이나 지내야 하잖아요. 그동안 세린 씨가 보고 싶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의 애매한 말투에 방세린은 순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그녀가 막 입을 열려던 찰나, 한쪽 구석에서 커다란 쥐 한 마리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마을 사람들에게 이곳에 쥐가 많다는 이야기를 이미 들었지만 방세린의 숙소에는 미리 쥐약이 놓여 있어 지금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하필 오늘, 그것도 육정환의 방에서 정면으로 마주치고 만 것이다.
어릴 적부터 쥐를 무서워하던 방세린은 짧게 비명을 질렀다.
육정환은 즉시 다가와 물었다.
“왜 그래요?”
방세린은 허둥지둥 그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쥐... 쥐가 있어요...”
그녀가 옷자락을 꼭 붙든 채 놓지 못하자 육정환은 속으로 흡족해하며 더욱 태연한 얼굴로 가까이 다가가 그녀가 자신의 팔을 잡도록 자연스레 유도했다.
“어디 있는데요?”
방세린은 눈을 질끈 감고 기억을 더듬어 대충 방향을 가리켰다.
“저, 저기에...”
육정환이 고개를 돌려보니 이미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아마 방세린의 비명에 놀라 도망친 듯했다.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일부러 말했다.
“아직 여기 있네요.”
쥐가 아직 방 안에 있다는 말에 방세린은 다시 놀라며 육정환을 더욱 꽉 껴안았다. 그녀의 몸이 바싹 밀착되자 육정환은 순간 긴장해 저도 모르게 마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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