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그냥 달래주기를 기다리는 거야
다음 날은 동창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하지만 민유한과 손아영은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신지은의 연락은 받지 못했다.
동창회 약속 시간이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보자 두 사람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먼저 신지은에게 연락했다.
“여보세요? 자기야?”
휴대폰 너머로 신지은의 느긋한 목소리와 정확히 들리지 않는 잡음이 섞여 들렸다.
하지만 민유한은 개의치 않고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참지 못하고 물었다.
“지은아, 너 지금 어디야?”
“오늘 왜 데리러 안 왔어? 오늘 동창회 가는 거 잊은 거 아니지?”
“그리고 네가 사 준 옷 아직 너한테 있잖아. 안 가져오면 나 오늘 동창회 어떻게 가라고?”
민유한의 뻔뻔한 질문을 들으니 신지은은 기가 막혀 웃음이 나왔다.
그녀는 손을 들어 스타일링 스튜디오 직원이 건넨 컵을 밀쳐내며 냉정하게 말했다.
“첫째, 나를 ‘자기야’라고 부르지 마. 듣기 역겨워. 제발 ‘신지은 씨’라고 불러.”
무엇보다 만약 강인호가 이 말을 듣는다면 또 어떻게 오해할지 알 수 없었다.
“둘째, 어제 산 그 정장 커프스단추는 너에게 줄 거 아니야.”
“동창회는 물론 기억하고 있고 조금 있다가 바로 갈 거야.”
그 냉담하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에 민유한은 잠시 멍해졌다.
하지만 그가 반응할 틈도 없이 다시 휴대폰 너머에서 신지은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
“더 할 말 있어?”
그 말은 없으면 끊겠다는 뜻이었다.
민유한은 순간 불쾌해졌다.
‘신지은... 이게 무슨 태도야...’
하지만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갑자기 팔이 누군가에게 살짝 밀렸다.
민유한이 고개를 돌리자 손아영이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신지은이 우리를 데리러 와야 해.’
몇 년 동안 두 사람은 동창들 앞에서 종종 부자 행세를 해왔다.
만약 신지은의 고급 차량이 오지 않으면 동창들 앞에서 그 허세가 바로 탄로 날 터였다.
민유한은 손아영의 의도를 이해했고 동창회에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아 애써 마음속 불쾌감을 누른 뒤 신지은을 달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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