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미리 가서 적응 하려고
강인호는 신지은의 기대 어린 눈빛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녀는...그 액자에 얽힌 일을 완전히 잊은 듯했다.
신지은은 정말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한참을 이야기해도 강인호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의아한 듯 물었다.
“인호 오빠?”
그제야 정신을 차린 강인호는 담담하게 말했다.
“시간 있을 때 다시 봐.”
“그래!”
신지은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강인호가 동의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환한 미소에 시선을 뺏긴 그는 다시 차분히 물었다.
“자료는 얼마나 남았어?”
신지은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아직 3분의 1 정도 남았어.”
강인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네가 대학 때 터키어 교양수업을 들었었나?”
“맞아. 졸업할 때 학점이 조금 부족해서 점수를 높게 주는 언어를 골랐어. 왜?”
신지은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강인호는 미소를 살짝 띠며 말했다.
“터키어로 번역해야 할 문서가 하나 있어. 네가 가능하다면 맡기고 싶어.”
일을 줬다는 말에, 신지은은 망설임도 없이 좋다고 했다.
그날 오후, 그녀는 그 문서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전생과 이번 생을 통틀어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탓에 결국 자료를 찾아보며 천천히 번역해야 했다.
그렇게 꼬박 하루를 애쓴 끝에, 겨우 한 페이지를 완성했다.
손목이 뻐근해진 신지은은 손목을 주무르며 컴퓨터로 시간을 보니 벌써 퇴근 시간이었다. 그녀는 무심코 고개를 돌려 강인호를 바라보았다.
그는 언제 안경을 썼는지, 그의 얼굴은 한층 지적이고 단정해 보였다. 게다가 이상하리만큼 멋있어 보였다.
신지은의 시선이 너무 따갑게 느껴졌던 걸까. 강인호가 고개를 돌리자,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안경을 고쳐 쓰며 미소를 애써 감추며 물었다.
“왜 그래?”
신지은은 놀란 듯 눈을 깜빡이다 웃으며 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퇴근 시간이라서. 오빠는 퇴근 안 해?”
그 말에 강인호도 시간을 확인했다. 정말 퇴근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직 처리해야 할 중요한 문서들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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