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백 집사의 눈꼬리가 살짝 떨렸고 목소리에는 다소 체념이 담겨 있었다.
“도련님, 그래도 반지를 끼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여자들 쫓아내는 데 이 반지만큼 좋은 것도 없지 않습니까. 안 끼시면 나중에 어르신이 또 뭐라 하실 겁니다. 어르신 건강도 안 좋으시잖아요.”
성지원은 속으로 생각했다. 하도하가 여자를 쫓아내는 데 반지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어차피 눈빛 하나면 웬만한 여자들은 알아서 떨어져 나갈 것이었다. 그렇게 여자를 혐오하고 사랑 따위엔 전혀 관심이 없는 하도하였으니 절대 반지를 낄 리가 없었고 이연자가 실망하리라 생각했다.
백 집사를 어떻게 타이르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하도하가 갑자기 손을 내밀어 남자 반지를 집어 들더니 네 번째 손가락에 껴버렸다.
“...”
성지원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정말로 반지를 꼈잖아?!'
이런 그녀와 달리 백 집사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제 사모님 차례입니다.”
성지원은 놀란 표정을 지우고 얼른 반지를 껴보았다. 손가락에 꼭 맞았다.
백 집사가 핸드폰을 꺼내자 성지원은 손을 슬쩍 하도하의 손 옆에 댔다. 하도하의 손끝은 약간 차가웠다. 그 미묘한 감촉에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늘부터 하도하가 그녀의 남편이었다. 그녀가 잘해줘야 하지만 의지할 수 없는 그런 남편.
사진을 찍은 백 집사는 성지원의 손이 빨갛게 화상을 입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도하의 손보다 더 까맣게 나왔으니 행여나 이연자가 캐묻기라도 할까 봐 조용히 사진을 보정했다.
하도하는 이미 싸늘한 얼굴로 차를 타고 사라져버렸다.
“집사님, 저한테도 사진을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성지원은 백 집사의 연락처를 추가한 뒤 사진도 받았다. 자리를 뜨기 전 백 집사는 성지원에게 말했다.
“사모님, 내일 아침 7시에 모시러 가겠습니다. 그래야 우주 님이 깨어나자마자 사모님 얼굴을 볼 수 있거든요. 분명 기뻐할 겁니다.”
성지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오늘 밤에 짐을 다 챙겨둘게요.”
귀여운 아이를 또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성지원의 얼굴에 미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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