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백 집사는 미소 지으며 성지원의 다른 수상 경력들을 바라봤다.
“사모님, 생각보다 훨씬 뛰어나군요.”
하도하는 성지원의 성적표를 힐끗 보더니 비아냥 섞인 말투로 말했다.
“공부는 영 꽝인데 노는 건 아주 다방면으로 잘하네요.”
그 말은 곧 성지원이 공부는 안 하고 놀 궁리만 했다는 의미였다.
백 집사는 다시 한번 웃으며 가볍게 동의를 표했다.
하도하는 서류를 거두며 백 집사에게 지시했다.
“제가 없을 때 잘 지켜보세요. 하우주에게 더 이상 어떤 사고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백 집사는 웃음을 거두고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나가보세요.”
하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백 집사를 내보내고 곧장 침실로 들어갔다.
지문을 대자 화면에 고요히 잠든 두 얼굴이 비쳤다.
성지원 품에 안겨 달콤하게 잠든 하우주를 보며 하도하의 차가운 눈매가 조금 누그러졌다.
‘부디 내 선택이 옳았기를... 성지원의 존재가 하우주의 병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해주기를... 하우주가 날로 좋아지기만 한다면 성지원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어줄 것이지만 만약 성지원이 하우주에게 털끝만큼이라도 해를 끼친다면 반드시 생지옥에 떨어뜨릴 거야. 머리가 있다면 하우주가 보호막이라는 건 알고 있겠지.’
레이국 하운.
문정우는 축축하고 어두운 낡은 오두막 안에 서 있었다.
작은 공간은 그의 큰 키와 단정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감으로 가득했다.
늘 따뜻하고 온화하던 그의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 있었고 눈에는 불타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 초라한 방 안에는 낡은 나무 침대 하나, 얇고 찢어진 담요 한 장, 다리가 부러진 의자 한 개와 침대 아래 철제 프레임에는 쇠사슬이 묶여 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곳은 바로 백설희가 문성진에게 감금되어 지냈던 곳이었다.
백설희는 수년간 세상과 단절된 채 몇 평도 안 되는 방에서 살아야만 했다.
문성진은 백설희가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고 발목에 쇠사슬까지 채웠고 주기적으로 사람을 보내 겁을 주었다.
그녀를 감시하던 부부는 더 최악이었다.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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