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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정우 오빠, 제발 날 데리고 가줘... 제발...” 백설희는 절망에 빠져 울고 있었고 약해진 몸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설희야, 나 좀 봐.” 문정우가 백설희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그녀가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내가 있잖아. 아무도 너한테 손도 못 대. 이곳이 싫으면 그냥 없애버리면 돼.” 문정우가 손을 휘두르며 명령을 내렸다. “다 부숴.” 문정우는 백설희의 얼굴을 붙잡고 낡은 집이 굴착기의 힘에 몇 초 만에 흔적도 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게 했다. 곧이어 낡은 집 옆에 있던 작은 건물도 몇 분 만에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그 모든 걸 바라보던 백설희는 결국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 ‘끝났어. 그 끔찍했던 날들은 정말 끝났어. 이제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돼. 다시는 누군가에게 무시당하고 짓밟히는 비참한 삶을 살지 않아도 돼.’ “울어. 다 울고 잊어버려.” 문정우는 백설희를 꼭 안고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설희야, 해성시로 돌아가면 우리 결혼하자.” 백설희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그를 바라봤다. “정말이야?” 문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최대한 빨리 식 올리자.” ‘하늘에 계신 부모님도 이 선택에 기뻐하시겠지. 설희는 나 때문에 이렇게 많은 고통을 받은 건데...’ “그런데 난 오빠한테 안 어울리잖아.” 흔들리는 백설희의 눈동자에 불안과 기대가 동시에 담겨 있었다. 문정우는 따뜻하게 말했다. “해성시로 돌아가면 과외 선생님 붙여줄게. 그동안 못 배운 거 우리 같이 다 따라잡자.” 백설희는 눈물 섞인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호텔로 돌아온 뒤 문정우는 여러 개의 부재중 전화를 보고 하나씩 다시 걸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마승진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마승진은 우물쭈물하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문정우가 눈썹을 찌푸렸다. “무슨 일 있어?” “아... 아니야. 그냥 백하민이 네가 레이국에 갔다고 하길래 혹시 비행기 탔나 싶어서 연락했어.” 마승진은 아무런 말도 꺼낼 수 없었다. 재벌계는 좁았다. 성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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