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네, 말씀하세요. 듣고 있어요.”
“방법은 사실 아주 간단해요. 고농도 술 몇 병 가져다가 그 사람 입에 들이부으면 돼요.”
“뭐라고요? 오빠 지금도 힘들어하는데 더 이상 술은 못 마셔요.”
“이열치열이라는 말 들어봤죠? 같은 도리예요. 저한테 방법 물었잖아요. 이게 제 방법이에요.”
백설희는 드디어 자신이 놀아난 걸 깨닫고는 무척 화가 난 말투로 답했다.
“지원 언니, 정말 실망이에요.”
말을 마친 백설희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순간 성지원의 귓가에 낮고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왜 웃어요?”
“정말 술 먹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걱정 안 돼?”
“저한테까지 전화하는 여자가 그렇게 멍청할 거라고 생각해요?”
하도하는 긴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성지원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봤다.
“진짜 하나도 걱정 안 돼?”
성지원은 고개를 저었다.
“네. 하나도요.”
‘어차피 나랑은 상관없잖아. 죽기야 하겠어?’
하도하는 비웃듯 콧소리를 내고는 하우주를 안아 들며 말했다.
“백 집사, 저 여자가 저 밥 다 먹는 거 지켜봐요.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말고요.”
“도련님...”
하도하는 싸늘한 기운을 내뿜으며 되물었다.
“왜요? 대신 먹어줄 거예요?”
성지원을 위해 변명 좀 해보려던 백 집사는 그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하도하의 심기를 더 건드렸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하도하가 떠난 후 백 집사는 성지원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사모님...”
성지원은 한가득 차려진 식탁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없이 젓가락을 들어 묵묵히 한 입, 한 입 먹기 시작했다.
소고기 스테이크 세 조각, 700g은 족히 될 생선 한 마리, 샐러드 한 접시, 닭백숙 한 냄비, 그리고 밥까지 각 요리는 양이 많지 않았지만 전부 합치면 성인 셋이 먹을 만한 양이었다.
음식 맛을 본 성지원은 왜 하도하가 그렇게 화가 났는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음식을 밀어 넣었다.
몇 번이고 토할 뻔했지만 억지로 삼켰다.
결국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되자 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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