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이연자는 얼굴을 붉히는 성지원을 보며 마음속으로 너무 기뻤다. 요즘 여자들은 대부분 개방적이라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연자는 갑자기 눈시울을 붉히고 울먹이면서 성지원의 손등을 토닥거렸다.
하도하는 여자를 싫어해서 스무 살이 넘도록 옆에 여자는커녕 암컷 생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기에 이연자는 너무 걱정이었다.
특히 반년 전에 하도하가 갑자기 어디서 데려왔는지 모르는 아이를 안고 자기 아들이라고 말해 이연자를 더 놀라게 했다.
이연자가 아이의 생모에 대해 물었지만 하도하는 죽었다고 하면서 평생 우주에게 계모를 찾아주지 않고 더 이상 아이를 낳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연자는 그 말에 너무 울화가 터져서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깨어난 후 이연자는 즉시 레이국으로 사람을 보내 조사하게 했지만 그곳에 하도하의 여자 친구는 없었다.
그 시기에 이연자는 하도하가 밖에서 나쁜 버릇이라도 옮은 건 아닌지 너무 걱정되었다. 하여 울고불고하며 난리를 친 덕에 하도하가 겨우 우주에게 계모를 찾아주는 데 동의한 것이다.
얼음 같은 손주가 드디어 조금은 녹아내린 듯하여 이연자는 조금 안심되었다. 이연자는 이렇게 아름다운 아내가 매일 눈앞에서 돌아다니면 아무리 하도하라도 분명 참지 못할 것이고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이연자의 바람일 뿐이었다. 어젯밤 일은 하도하에게 단지 사고였을 뿐이며 그와 성지원의 관계는 어젯밤 일 때문에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머님?”
이연자가 갑자기 눈시울을 붉히자 성지원은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고 있었다.
이연자는 눈물을 훔치며 웃었다.
“괜찮아. 나이가 들어서 좀 감수성이 풍부해져서 그래. 두 사람이 사이가 좋아 보여서 너무 기쁘네.”
이연자는 걸음을 멈추고 성지원의 손을 꼭 잡았다.
“도하랑 잘 지내겠다고 나랑 약속해. 도하는 밖에서 들리는 소문처럼 무서운 애가 아니야. 오래 지내보면 알 수 있을 거야.”
이연자의 말에 성지원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정말 하도하와 평범한 부부처럼 지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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