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성지원이 하도하를 다시 만났을 때 그는 이미 옷을 갈아입고 손에 반지를 끼고 있었다. 성지원은 하도하가 반지를 다시 꼈다는 사실에 약간 놀랐다. ‘할머님이 또 뭐라고 한 걸까?’ 하도하는 위축감이 드는 모습으로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성지원은 자기도 모르게 몸이 굳어지면서 악몽 같았던 어젯밤이 떠올랐다. 성지원은 하도하가 두려웠으며 어젯밤은 그녀에게 두려운 기억이었다. 하지만 하도하는 성지원을 보지 않고 그녀 옆에 있는 작은 아이를 안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갔다. 방에 혼자 남은 성지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어린이 침대를 잡고 몸을 일으켜 방으로 들어가 잠시 쉬려고 했다. 이때 백 집사가 손에 우유 한 잔을 들고 들어와 성지원 옆으로 다가와서 우유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사모님, 성씨 가문으로 여기 있는 물건들을 가져오셔야겠어요. 그리고 내일 오전 9시에 어머님과 함께 제이원 그룹으로 제때 도착하세요.” “집에 가도 된다는 말인가요?” 성지원은 약간 믿기지 않았다. “오늘 밤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거죠?” 백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성지원은 환하게 웃으며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고 얼굴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내일 도하 씨가 제이원 그룹으로 간다고 하셨나요?” 백 집사가 웃으며 대답했다. “네, 사모님. 모든 준비를 이미 끝났어요.” 이건 성지원에게 있어 놀라운 소식이었다. 하도하가 드디어 진형문을 상대할 생각이라니, 성지원은 하도하가 과연 어떻게 할지 너무 기대되었다. ‘할머님의 말을 듣고 갑자기 이렇게 잘해주는 걸까?’ 성지원은 종이를 잘 챙겼다. “지금 바로 돌아갈게요.” 성지원은 지금처럼 난처한 시기에 잠시 이곳을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기뻤다. “잠시만요, 사모님. 이 우유부터 마시세요.” 백 집사는 들고 온 우유를 성지원 앞에 공손히 놓았다. “저 배가 안 고파요.” 성지원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이 우유 뒤에 숨겨진 깊은 뜻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백 집사는 성지원의 앞을 가로막으며 심각한 표정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