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그 말에 성지원은 또 울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사람은 왜 변하는 걸까? 변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성지원을 울고 싶게 만든 건 갑작스러운 슬픔도, 문정우도 아닌 남서연이었다. 성지원은 남서연과 강은성의 혼인에 균열이 생겼고 그들 사이의 감정과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남서연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성지원은 남서연을 차에 태워서 보낸 후 수심 가득한 얼굴로 가장 눈에 띄는 빨간 무가티로 향했다. 이때 누군가 성지원의 길을 가로막아서 고개를 들어보니 문정우의 온화하고 잘생긴 얼굴이 눈에 들어왔고 옆에는 연약하고 가냘픈 여자가 서 있었다. 그들의 차는 마침 나란히 주차되어 있었다. 더 이상 그들을 보고 싶지 않은 성지원은 빠르게 무가티로 다가갔다. 그녀가 다가가자 무가티는 자동으로 차 문을 열었고 운전석에 올라서 보니 민수현은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성지원은 한시도 더 머물지 않고 무가티에 시동을 걸고 빠르게 그곳을 벗어났다. 주차장에 울려 퍼지는 낮고 굵은 엔진 소리에 문정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문정우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방금 그 한정판 무가티는 해성시에서 단 한 대뿐으로 하도하의 차고에 있어야 했다. 그런데 방금 성지원이 그 차를 몰고 떠났다. 과연 문정우가 떠난 요 며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문정우가 왠지 모를 공포감을 느낄 때 옆에 있던 백설희가 갑자기 쓰러졌다. “설희야, 설희야...” 돌아가는 길에 성지원은 계속 남서연의 말을 생각했다. ‘사람은 왜 변하는 걸까?’ 과연 뭐가 사람을 변하게 하는 걸까? 부? 권력? 아니면 미모와 신선함일까? “사모님, 앞에 있는 차량이 도련님 차 같아요.” 뒤에 있던 민수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성지원도 앞에 있는 은색 남보르기니를 보았지만 그것이 하도하의 차인지 알지 못했다. 성지원은 속도를 높여 앞에 있는 남보르기니를 따라잡았고 과연 운전석에 하도하의 옆모습이 보였다. 성지원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 하도하를 향해 외쳤다. “도하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