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서연아, 가지 마.” 진유미는 잔꾀가 많은 데다가 남서연은 술을 많이 마셔서 이미 약간 취했다. 지금 진유미를 만나서 가면 큰일이 날 것만 같아 성지영은 남서연을 막으려 했지만 갑자기 온몸에 나른하고 손발에 힘이 없어 몇 걸음 걷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남서연은 이미 화가 나서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떠났다. 성지원은 휴대폰을 꺼냈지만 손가락이 떨리고 몸이 점점 더 무기력해졌다. 성지원은 누군가 약을 탔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을 돌볼 겨를도 없이 즉시 강은호에게 전화를 걸어 진유미의 주소를 알려주며 얼른 사람을 데리고 그곳으로 가라고 했다. 전화를 끊은 성지원은 문밖으로 기어 나가려고 했지만 문 옆에 도착하기도 전에 의식을 잃고 기절했다. 이때 주진우가 문을 밀고 들어와 성지원을 일으켜 세우고는 그의 경호원과 함께 의식을 잃은 성지원을 부축하여 밖으로 나가 곧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에 들어간 주진우는 성지원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넋이 나가 말했다. “해성시 최고의 재벌가 딸이라더니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네. 피부가 부드러운 것 좀 봐.” 경호원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진우 도련님, 참 복이 많으세요. 하지만 저는 좀 걱정이 돼요.” 어찌 됐든 성지원은 해성시에서 유명한 재벌 2세였기에 자칫하면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주민우는 경박하게 성지원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걱정 마, 내일 아침이면 우리는 운성시로 돌아가잖아. 오늘 밤 멋진 비디오를 찍고 돌아가면 제아무리 성지원이라고 해도 감히 우리한테 함부로 못 할 거야.” 주진우는 말을 마치고 방탕하게 웃어댔다. 성지원의 몸에서 나는 술 냄새가 섞인 체취는 주진우를 혼미하게 했다. 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도착하기까지 주진우는 발로 여러 번 차면서 짜증을 냈으며 문이 열리자마자 성지원을 끌고 급하게 나갔다. “차는 어딨어? 더는 참지 못하겠어.” 주차장에는 많은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경호원은 범행을 저질러 당황했으며 주진우도 마음이 조급하여 두 사람은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