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80화

문정우는 성지원을 데리고 그의 명의로 된 외딴 부동산으로 갔다. 이곳은 평소 거의 오지 않는 곳으로 낮에는 도우미가 와서 청소했으며 밤에는 경비원 두 명만 지키고 있었다. 대문이 천천히 열리고 보르세가 들어섰다. 잠시 후 문정우는 성지원을 안고 차에서 내려 집안으로 들어간 후 조심스럽게 성지원을 소파 위에 올려놓았다. 성지원은 마치 깊이 잠든 것처럼 베이지색 소파 위에 검고 긴 머리카락을 흐트린 채 누워 있었다. 술을 마셔서 하얀 피부는 분홍빛으로 물들었고 꽃술처럼 화사하고 부드러워 보였다. 성지원은 마치 인간이 아닌 요정처럼 아름다웠다. 문정우는 6년 동안 자신과 함께 한 여자를 바라보며 눈빛이 약간 복잡해졌다. 그렇게 한참 성지원을 바라보던 문정우는 손을 뻗어 성지원의 어깨에 있는 가방을 벗겨주어 편히 자게 하려고 했다. 그때 열린 가방에서 휴대폰이 미끄러져 나왔다. 문정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주워 성지원의 손을 잡고 지문으로 잠금을 풀었다. 눈에 띄는 건 더 이상 익숙한 휴대폰 바탕 화면이 아니었다. 원래는 그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던 바탕 화면은 이제 해변과 모래시계로 바뀌었다. 붉은 모래시계는 해변 위에 외롭게 놓여 있었고 위에서 떨어지는 모래는 바닷바람에 흩어졌다. 바탕 화면에는 ‘과거는 연기 같아서 잡을 수 없으니 차라리 바람에 날려버리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 글을 보며 문정우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앨범을 열어보니 안에는 갓 태어난 아기 사진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문정우와 성지원의 사진은 모두 삭제되어 한 장도 남지 않았다. 문정우는 그들이 예전에 자주 사용하던 채팅 앱을 다시 열어 성지원의 일지를 확인해 보았지만 역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문정우와 성지원에 지난 6년 시간은 성지원에 의해 모두 삭제되어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문정우는 갑자기 마음이 허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문정우는 성지원의 꼭 감은 두 눈을 바라보았다. 예쁘고 맑고 한때 물처럼 부드러웠던 두 눈은 두 쌍의 길고 짙은 속눈썹에 가려져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