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왕의 뒤에는 장병들이 따르고 있었다. 문정우는 하도하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도, 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올 줄도 몰랐다. 문정우는 상대를 너무 얕잡아본 것이다. 하도하는 성지원의 휴대폰에 위치 앱을 설치하였기에 찾을 필요 없이 그녀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곧 문정우는 온화한 표정을 장착하고 미소를 지으며 불청객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로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찾아왔나요?” 하도하는 소파에 누워 잠들어 있는 성지원을 힐끗 쳐다보고 옷이 멀쩡한 것을 보고 나서야 문정우한테 시선을 돌렸다. “너무 누추해서 오래 있을 수 없으니까 내 사람을 데리고 떠나야겠어요.” 하도하는 약지의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올렸다.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만 해요. 오늘 밤 도움을 줬으니까 내가 좀 지원해 줄게요.” 문정우는 전혀 조급해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참 통이 크시네요. 근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돼서요. 누가 하 대표님 사람이라는 거죠?” “알면서 그러면 재미없죠.” 하도하는 갑자기 눈빛이 날카로워지면서 더 이상 문정우를 신경 쓰지 않고 소파에 누워있는 성지원한테 다가갔다. 소파 옆에 서 있던 문정우는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가 하도하 앞을 가로막았다. “사람을 데려가는 건 문제 없는데 지원이가 깨어나서 하 대표님과 같이 가겠다고 직접 말해야 데려갈 수 있으세요.” 문정우의 요구는 매우 합리적이었지만 그가 모르는 게 있었다. 하도하와 성지원은 이미 결혼한 사이로 하도하는 누구의 동의를 구하고 자기 아내를 데려갈 필요가 없었다. 하도하는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 “그쪽이 신경 쓸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 무리의 건장한 경호원들이 문정우를 둘러쌌으며 하도하는 차가운 눈빛으로 문정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다른 다리도 지키고 싶다면 쓸데없는 반항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말을 마친 하도하는 문정우를 지나쳐 몸을 숙여 성지원을 안아 올리려고 했다. 이때 문정우의 눈에 위험한 기운이 스쳐 지나면서 그는 손을 들어 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