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마승진은 전화를 받자마자 즉시 음악을 끄라고 했고 최민성과 허원호은 동시에 마승진 쪽을 보았다. 문정우가 성지원이 하도하에게 강제로 끌려갔다고 하자 마승진은 몇 초 동안 침묵한 뒤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두 경비원은 하도하 일행이 어떤 차를 운전했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문정우는 간단히 마승진에게 상황을 설명하고는 즉시 명령했다. “즉시 사람을 데리고 XX로로 가서 하도하를 막아. 지금 당장!” 한참 기다려도 마승진이 아무 대답이 없자 문정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승진아?” 마승진은 조용한 곳을 찾아가 심호흡하고는 차분하게 물었다. “하도하를 막아서 뭐 하게?” 문정우의 얼굴은 더 어두워졌다. “당연히 지원이를 되찾아와야지. 지원이는 아직 혼수 상태에 있는데 하도하가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아?” 성지원의 요염한 모습을 생각하니 문정우는 더 불안했다. “묻지 말고 빨리 가.” 더 늦어졌다가 하도하가 큰길에 들어서면 그땐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다. 마승진은 한숨을 쉬며 조금 슬픈 어투로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정우야, 쫓아가지 마. 하도하가 성지원한테 무슨 짓을 하든 그건 합법적인 일이야.” 문정우는 온몸이 굳어지고 머리가 멍해졌다. “그게 무슨 뜻이야?” 마승진은 차마 입이 안 떨어졌지만 그래도 사실을 말했다. “그 두 사람 결혼했어.” 문정우는 머리가 하얘지면서 가슴이 큰 바위에 눌리는 것처럼 답답하고 괴로워서 숨을 쉴 수 없었다.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린 문정우는 다시 물었다. “너 방금 뭐라고 했어?” “하도하와 성지원은 결혼했다고.” “다시 한번 말해 봐.”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쉰 목소리에 마승진도 덩달아 괴로웠지만 문정우가 성지원에게 한 일을 생각하면 또 너무 화가 났다. “성지원이 결혼했다고. 네가 미국에 가던 날 성지원은 하도하랑 같이 구청으로 가서 혼인 신고를 마쳤어. 해성시 사람들은 거의 다 알고 있어.” 마승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문정우는 전화를 끊었다. 성지원을 버려놓고 이제 와서 화내는 모습에 마승진은 낮게 욕설을 퍼부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