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돌아오는 길 내내 김시안에게서 수많은 메시지가 도착했다.
때로는 구차한 애원이 담겨 있었고 때로는 억압적인 요구가 담겨 있기도 했다.
나의 일과 학업이 워낙 바빴던 터라 그 메시지들은 대부분 물속에 가라앉은 돌멩이처럼 방치되었고 아주 가끔 눈에 들어온 것들조차 모조리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김시안은 매일같이 넋이 나간 듯 지냈고 임설아에게 점차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임설아는 김시안이 자신을 버릴까 두려워 매일 어떻게든 존재감을 드러내려 애썼다.
어느 날 밤, 김시안이 막 집에 도착했을 때 임설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수화기 너머 임설아의 가녀린 흐느낌은 그의 예민한 신경을 계속해서 자극했다.
“시안 오빠, 살려줘요...”
김시안이 전화를 쥔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왜 그래, 설아야? 무슨 일이야?”
임설아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목소리에 공포감을 실었다.
“저 학교 뒷골목이에요. 술 취한 남자가 골목 입구를 막고 있어요. 저... 너무 무서워요...”
김시안은 외투를 붙잡고 집을 뛰쳐나와 신호위반까지 해가며 임설아가 말한 장소로 달려갔다.
가로등 아래의 임설아는 옷매무새가 단정했고 화장은 마치 도자기 인형처럼 정교했다.
“그 남자는? 너 괜찮은...”
김시안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임설아는 눈시울을 살짝 붉히며 그의 품으로 와락 안겼다.
“시안 오빠, 드디어 와줬네요...”
코끝으로 전해지는 옅은 향기가 김시안의 눈빛을 어둡게 만들었다.
김시안의 눈앞에는 처음 나를 만났을 때 내가 처했던 난처하고 엉망진창이었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 나는 새아버지에게 얻어맞아 온몸이 멍투성이인 채로 벽 모퉁이에 몰려 있었고 손에는 깨진 화병 조각을 쥐고 함께 죽을 작정을 하고 있었다.
김시안은 진짜 위험이 어떤 모습인지 보았기에 임설아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 생각에 미치자 김시안은 불쾌하게 미간을 찌푸렸고 흐느끼는 임설아를 품에서 밀어냈다.
자기 앞에서 그렇게 오래 울었는데도 화장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임설아를 보자 그는 갑자기 지독한 실증을 느꼈다.
예전에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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