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화
내 몸은 억지로 뒤로 젖혀져 그의 가슴에 기댄 채 거의 끌려가듯 거울 앞에 세워졌다. 박윤성은 내 얼굴을 거울로 향하게 하고 거울 속의 나를 똑바로 보게 만들었다.
머리는 흐트러져 까만 머리칼이 엉망으로 흘러내렸고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위태로웠다.
나는 초라한 모습으로 그를, 그리고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며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제 만족스러워?”
목이 메어 잠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윤성, 지금 내 꼴이 이렇게 된 거 보니까, 속 시원하냐고!”
박윤성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나를 홱 돌려서 얼굴을 마주 보게 하더니, 내 팔을 억지로 자신의 허리에 감기게 하고는 내 뺨을 잡아 거울 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그 각도에서 나는 거울 속의 우리 둘을 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의 발등 위에 발을 얹은 채 그의 품에 파묻혀 있었고 옷은 허리까지 흘러 내려가 반쯤 벗겨진 채였다.
하얗게 드러난 내 어깨 아래쪽에는 선명한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순간 온몸이 굳어 버렸다. 나는 거울 속 모습이 믿기지 않아 눈을 크게 떴다.
‘내 몸에 이런 문신이 있었다고?’
검은색 꽃문양 아래에는 영문으로 된 이름 이니셜이 적혀 있었다.
굳이 자세히 읽지 않아도 박윤성의 이름이란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갑자기 커다란 충격이 몰려왔다. 내 연애 성향이 집착에 가깝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이렇게까지 했을 줄은 나조차 믿기 어려웠다.
‘내가 어떻게 이런 짓을 했지?’
가족과도 원만하지 않았고 결혼 전부터 연락을 거의 끊었지만 그래도 몸은 부모님이 준 거라고 생각하며 소중히 아껴왔다.
작은 흉터 하나에도 괴로워했는데 어떻게 이런 문신을... 그것도 박윤성의 이름을 내 몸에 새길 수 있었단 말인가.
이건 그냥 정신 나간 짓이었다. 연애에 눈이 멀었다는 말로는 모자랐다. 애초에 연애 감정 따위로 합리화할 수 없는 그냥 병신 같은 짓이었다.
나는 숨을 고르고 눈을 질끈 감았다.
“놔!”
박윤성은 나를 꽉 붙잡은 채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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