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박윤성은 바로 내 상의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박윤성, 뭐 하는 짓이야!”
나는 깜짝 놀라며 즉시 그를 밀쳐냈다.
박윤성의 손가락이 내 살결 위를 스치더니 이내 천천히 빠져나왔다.
이성을 잃을 뻔한 것이 아니라 단지 내게 교훈을 주려 했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깜짝 놀란 탓에 가슴이 격하게 오르내린 나는 굴욕감 서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박윤성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담담하게 나를 보며 말했다.
“여기서 하기 싫으면 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해.”
그는 갑자기 몸을 뒤집어 나를 그의 몸 아래에 가두었다.
“출장으로 오랜 시간 떠나 있었으니 너를 채워줄 때가 되긴 했어.”
나는 혐오스러운 마음으로 눈을 감고 그의 질문에 답했다.
“그래. 그때는 순간적인 감정 때문에 차단했어.”
고인우가 했다고는 할 수 없었기에 나는 핸드폰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차단 해제해.”
박윤성의 어조에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네가 직접 해.”
나는 눈을 뜨고 핸드폰을 꺼내 그를 블랙리스트에서 지웠다.
“이제 됐어? 풀어 줘.”
이렇게 하면 화제를 전환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그건 제일 기본적인 거지.”
박윤성은 내 핸드폰을 탁자 위로 던져버리고 내 손목을 잡아 소파 등받이 뒤로 눌렀다.
“나를 차단해 놓고 다시 풀어준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어?”
“그럼 뭐 어떻게 하라는 건데!”
바닥난 인내심으로 인해 약간의 당황스러움마저 느껴졌다.
내 말투에 박윤성이 불만을 표시할 줄 알았는데 그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드럽게 내 목에 키스했다.
그의 입술이 내 귀밑에서 점점 아래로 이동했고 동작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부드러웠다. 심지어 평소의 그답게 느껴지지 않아 두렵기까지 했다.
‘설마 정말 여기서 할 생각인가? 에이... 그럴 리가 없겠지. 바쁜 일정을 마치고 막 돌아와서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했는데 그럴 마음이 들 리가...’
내가 멍하니 있는 것을 눈치챈 박윤성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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