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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8화

다음날. 여름이 하늘에게 아침을 준비해 주고 있을 때 갑자기 서경주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서신일이었다. “네가 회사 주식을 팔아넘겨? 벨레스는 우리 집안의 가업이다. 대대손손 이어온 가문의 뿌리란 말이다. 당장 회사로 들어오너라. 몸이 안 좋으면 휠체어를 타고라도 들어와! 이런 못난 놈을 봤나!” 서신일의 대노한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여름에게까지 다 들렸다. “아버지…” 여름이 걱정스러운 듯 서경주를 바라보았다. “기시다 씨가 회사에 왔나 보네요.” “괜찮다. 내가 주식을 처분하기로 결정했을 때는 욕 먹을 각오도 하고 있었다.” 서경주가 힘없이 웃었다. “할아버지께서 화가 나셨으니 그저 욕먹는 정도로 끝나지는 않을 거예요” 여름이 미간을 찌푸렸다. “끽해야 집에서 쫓겨나기밖에 더 하겠니? 난 상관없다.” 서경주가 한수믈 쉬었다. “내가 평생 아버지 어머니 말씀에 순종만 해왔는데, 위자영이랑 결혼하래서 결혼하는 바람에 네 엄마랑 헤어졌잖니. 그 바람에 너에게 주었어야 할 애비의 정을 유인이에게 주고 살았는데, 그 녀석은 내 딸이 아니었고. 그런데도 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경재와 유인이만 싸고도니 난 이런 생활은 이제 질렸다.” “할아버지는 혼자가 아니에요. 저랑 엄마가 있잖아요.” 구름이가 귀엽게 위로를 했다. “그래그래. 이제 앞을 이 할애비의 모든 것은 너와 여울이과 네 엄마 거다.” 서경주가 웃었다. “내 나이가 이제 겨우 쉰 남짓이니 새 회사를 충분히 차릴 수 있을 거다.” “아버지를 응원할게요.” 여름도 웃었다. “식사 다 하시고 같이 회사로 가요. 어쨌든 주식은 제가 팔았으니까요. 기시다 선생이 왔다면 제가 직접 가서 애기를 해야죠.” ---- 오전 9시. 부녀는 차에서 내려 벨레스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회사에 들어서자 직원들이 두 사람에게 묘하게 분노한 시선을 보냈다. “앞으로 벨레스에 천지개벽이 일어나겠네.” “그게 다 무슨 소리야?” “아이고, 넌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는데 그것도 몰랐어? 오늘 아침에 고다 주식회사의 기시다 사장이 왔는데 서경주가 자기가 가지고 있던 주식을 기시다에게 다 팔았다는 거야. 그래서 이제 기시다가 최대 주주가 되었대.” “고다 주식회사는 C국 거잖아? 그러면 이제 우리 회사가 외자 기업이 되는 거네?” “누가 아니래. 더구나 서신일 어르신이 회사를 다시 장악하려고 해도 이젠 안 될 것 같아. 기시다가 어르신이 회사를 장악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 같아. 이제 중역들이 완전히 난리가 날 것 같아.” “서경주가 미쳤나? 벨레스는 서씨 집안의 가업인데.” “말해 뭐해? 지금 주주들이 다들 미치고 팔짝 뛰는 상황이라니까. 오늘 아침에 다들 우르르 몰려가는 거 못 봤어? 지금 다들 회의실에 모여있다니까.” “……” 여름은 직원들의 갑론을박은 들은 척도 안 하고 그대로 회의실로 직진했다. 회의실은 시끌시끌했다. 서신일은 기시다에게 고함을 치고 있었다. “벨레스는 내가 결정권자야. 내 동의가 없이 그 녀석은 주식을 누구에게도 팔 수 없다. 당신은 우리 회사에 들어올 수 없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도 마!” “서 선생, 흥분하지 마십시오. 오, 강여름 씨와 서경주 씨가 오셨군요.” 기시다가 빙긋 웃었다. “강여름 씨가 직접 주식을 팔겠다고 했습니다. 양도 협의서에도 사인을 했고 돈도 다 보냈습니다. 후회로 파기한다면 사기죄로 고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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