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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1화

윤서는 사뭇 두려움에 찬 목소리를 옆 사람 들으라는 듯 높였다. “아까 갈아입으라고 마련해 주신 블랙 드레스는 사이즈가 작아서 입을 수가 없더라고요. 백지안 님, 다음부터는 무슨 색 드레스를 입으실 건지 미리 좀 알려주세요. 또 같은 옷을 입어서 괜히 대표님한테 한 소리 듣기는 싫거든요.” 주변 사람들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백지안을 쳐다보며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빨간 색은 저만 입어야 하나?” “그러니까 말이야. 솔직히 임 총감이 자기보다 예뻐 보이니까 갈아입으라는 게 말이나 돼? 저런 사람인지 몰랐는데 실망이야.” “송 대표도 그래. 임 총감은 이번 신제품 조제사이자 오슬란의 공신인데 백지안이랑 같은 색 옷을 입었다고 뭐라고 하다니 제가 무슨 제왕인가?” “……” 송영식과 백지안은 부끄러워서 목까지 빨개졌다. 송영식은 윤서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 방 대표도 괜히 말을 보탰나 싶어서 좌불안석이 되었다. 방 대표가 얼른 화제를 신제품으로 옮겼지만 어떤 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가는 법이다. 드레스와 관련된 일은 온 발표회장 내로 퍼졌다. 다들 경멸하는 시선으로 백지안을 보기 시작했다. 백지안은 임윤서가 너무나 얄미워서 죽을 지경이었다. 백윤택을 불러 속삭였다. “오늘 밤에 무슨 수를 쓰던 임윤서를 꼭 괴롭히도록 해.” “걱정하지 마. 임윤서가 마시는 술에 이미 사람을 시켜서 뭘 좀 넣었거든.” 백윤택이 사악한 웃음을 드러냈다. “밤에 내가 침대에서 아주 실컷 괴롭혀 줄게.” “좋은 소식 기다릴게.” 백지안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 이때 이주혁이 송영식에게 다가왔다.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그래. 멀리 안 나갈게.” 송영식이 주혁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주혁은 뭔가를 생각하는 듯 영식을 잠깐 들여다 보았다. “저기, 그냥 드레스잖아.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냐?” 송영식은 절친의 말에 매우 민망한 얼굴이 됐다. “아니, 그런 게 아니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대선이 코 앞인데 집안에 자꾸 누를 끼치면 안 되잖아. 난 그래도 널 절친으로 생각하니까 솔직하게 말해주는 거야.” 이주혁은 그렇게 말하고 시아와 함께 자리를 떴다. 차에서 시아가 조심스럽게 이주혁의 눈치를 살폈다. “저기, 오늘 밤에….” “지안이가 저런 애인지 모랐네.” 이주혁이 핸들을 톡톡쳤다. “남이 비슷한 옷을 입은 것조차 못 견디다니…. 우리가 지안이를 잘 몰랐던 것 같네.” “그러네.” 시아가 환하게 웃었다. 앞으로는 백지안하고 너무 가까이 지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쟤 성격이 저러니 영식이가 쟤랑 사귀는 게 좋은 일은 아닐 수도 있겠어.” 이주혁이 한탄했다. ----- 밤 11시. 윤서는 점점 어지러워졌다. 술은 너무 많이 마셨나 싶어서 그대로 인사를 하고 방으로 올라가서 쉬기로 했다. 그런데 막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머리가 빙글하더니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바로 사악한 웃음을 띤 백윤택이 어디선가 튀어나와 그대로 윤서를 안아 올렸다. 어찌나 허리가 가는지 하마터면 놓칠뻔했다. “흥, 오늘 밤의 메인 쇼는 이제 시작이라고, 기대해!” 백윤택은 윤서의 볼을 한 번 꼬집더니 부축해 방으로 향했다. 그런데 문을 열러고 보니 방 카드를 연회장 소파에 놓고 온 것이 기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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