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화
[듣기로는 심하 그룹에서 그저 기술직에 불과하다던데? 정말 아까운 인재야. 자, 하성 그룹으로 오면 당신을 연구개발부 총괄로 임명할게. 그리고 그 모든 데이터 기밀을 가져오면 내가 하성 그룹 8%의 지분을 줄 거야. 게다가 별장도 자유롭게 고르고 100억도 더 얹어줄게.]
메시지 속 유혹적인 조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허강헌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유영호는 그의 스승이자 아버지처럼 잘 돌봐준 은인이었다. 술만 마시고 때리던 아버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스승이 그에게 줄 수 있는건 사랑과 배려뿐이었다. 반면, 하수빈은 그에게 돈과 명예뿐만아니라 유망한 미래까지 보장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허강헌은 답장을 보냈다.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교외 도로는 한산했다. 차가 시동을 걸자, 엔진 소음 없이 부드럽게 출발했다. 순간, 몸은 뒤에서 밀어주는 듯한 가벼운 추진력을 느꼈고 차는 마치 공기와 하나가 된 듯 완벽하게 소음 없이 도로를 가르고 있었다.
보조석에 앉은 심민아는 전기차의 데이터를 하나하나 기록하고 있었다. 햇살이 차창을 통해 들어와 박진호의 얼굴에 비추며 그의 부드러운 얼굴선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아무리 봐도 하늘이 모든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단 말이야.’
“진호 씨, 우리 아빠 아직 살아있어?”
심민아는 공항에서 그에게 고백하며 말했던 것처럼, 자신은 무조건 그를 믿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실종되기 전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던 사람이 박진호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나타난 곳도 그의 집이었다. 모든 단서들이 박진호를 향해 가리키고 있었고 아버지의 실종이 그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러나 심민아는 자신과 아이에게 너무나 잘해주는 남편이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라는 걸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차가 도로 옆에 멈춰 섰고 한참 후 박진호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민아야, 더 이상 파고들지 마. 부탁이야.”
그의 눈빛에 담긴 복잡한 감정을 심민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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