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2화
당시 심태호는 여섯 살 때 겪은 끔찍한 납치 사건이 딸의 기억에 다시 떠오를까 염려해 박진호에게 정체를 숨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박진호는 그 부탁을 받아들였다. 그 역시 심태호가 심민아를 얼마나 아끼는지 잘 알고 있었고 그 마음은 누구보다 자신과 닮아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그날 심민아가 그에게 ‘네 목숨은 이제 내 거야.’라고 말했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부터 박진호는 이미 그녀의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심태호는 장인어른이 되는 셈이었고 장인의 말을 사위가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공항에서의 고백과 수없이 반복된 선택, 그리고 이번엔 ‘절대 너를 미워하지 않을 거야.’라고 맹세했던 말까지 더해지니 죽어있던 그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고 말라버린 씨앗에서 다시 싹이 트는 것만 같았다.
심민아의 솔직하고 직진하는 사랑은 그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처음으로 안겨주었다.
그래서 그는 본래 연회가 끝난 뒤 모든 걸 고백할 생각이었지만 심민아는 그보다 먼저 모든 걸 알아버린 것 같았다.
“일부러 숨기려던 건 아니었어. 그냥 그땐...”
“알아.”
심민아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동안 도련님과 나를 만나지 못하게 했던 건 내가 죄책감에 무너질까 봐 그랬던 거잖아. 날 지키고 싶어서.”
박진호는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그다음 순간,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박진운?”
심민아는 그의 반응을 눈치채지 못한 채 여섯 살 때 납치당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그땐 그 ‘오빠’ 덕분에 도망칠 수 있었어. 나한테 시간을 벌어주려고 오빠가 납치범들한테 맞았거든. 난 그동안 오빠가 죽은 줄만 알았는데, 살아 있었더라. 그런데 그 오빠가 박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었다니... 너무 황당하지 않아? 돈도 많은 박씨 가문이 고작 200억 원 몸값을 아까워해서 애 하나를 버렸던 거라니... 믿을 수가 없어.”
심민아의 말에 박진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래. 박씨 가문은 그때 그 아이를 ‘버리려고’ 했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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