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화
“닥쳐!”
박진호의 호흡이 갑자기 거칠어졌다.
그 눈앞에 박진운의 얼굴이 어느새 박태수의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악몽, 죽도록 미워했던 그 얼굴이 꿈결처럼 덮쳐오며 무수한 그림자가 그를 다시 어둠 속으로 끌어내렸다.
“여보!”
그때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는 심민아였다. 그녀는 박진호를 품으로 끌어안았다.
익숙한 체온, 익숙한 향기가 그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맴돌던 죽음 같은 침묵을 조금씩 걷어냈다.
심민아는 알 수 없었다. 박진호는 본래 차갑고 말이 적은 사람일지언정, 이렇게까지 이성을 잃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품 안의 남자를 꼭 껴안고 이름을 부르며 다독였다.
그러다 그의 눈동자에 다시 초점이 돌아오는 걸 보고서야 조심스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박진운은 목덜미를 매만지며 눈을 가늘게 떴다.
붉게 멍든 목, 가쁜 숨을 몰아쉬었지만 방금까지 목이 졸렸던 건 분명 자신이었는데도 심민아는 보는 체조차 하지 않았고 오로지 박진호만을 걱정하고 있었다.
‘내가 죽을 뻔한 사람인데 눈길 한번 안 줘? 네 입으로 날 오빠라고 불렀잖아. 그럼 지금쯤 나한테 달려와야 하는 거 아니야?’
“형, 괜찮아? 어디 아픈 거야?”
박진운은 어수선한 목소리로 다가서려 했다.
그때 한 손이 그의 어깨를 툭 밀었다.
정민우였다. 그는 묵직한 눈빛으로 박진운과 박진호 사이를 가로막았다.
“네가 가까이 안 가면 진호는 아무 문제 없을 거야.”
그는 바닥에 나뒹구는 새우만두를 힐끔 보았고 눈빛에 싸늘한 분노가 스쳤다.
‘진호가 왜 저렇게까지 무너졌는지 알겠다. 박씨 가문 것들은 진짜 하나같이 몹쓸 짓만 하네.’
그때 박진운이 해맑고도 무고한 얼굴로 심민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형수님...”
그러나 그보다 먼저 육해인이 달려와 박진운의 팔을 번쩍 붙잡았다.
“아이고, 진운아! 숙소 없으면 형한테 말하지! 형은 독거 총각이라 방이 텅텅 비었어. 웬만한 모텔보다 나을걸? 형 집으로 와!”
박진운은 입을 다물었다.
육해인은 대체 어디서 그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