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5화
“진운아, 너 너무 성급해.”
하수빈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천천히 박진운 곁으로 다가왔다.
“낚시는 물고기가 미끼를 확실하게 물 때까지 기다렸다가 낚아야 해. 오늘은 박진호를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어.”
박진운은 코웃음을 쳤다.
“그 자식이 잘사는 꼴을 그냥은 못 보겠더라고. 박진호 저 자식은 행복할 자격도 없어.”
그 말에는 하수빈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박진호는 행복하면 안 되는 인간이지. 그래서 그놈이 가진 걸 하나씩 다 무너뜨릴 거야.”
하수빈의 눈동자엔 어둠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생각보다도 깊은 구렁텅이였다.
그의 눈빛을 살핀 박진운이 물었다.
“왜? 불만 있어 보여? 육씨 집안 그놈이랑 정민우 그놈도 내가 대신 손 좀 봐줄까?”
박진운은 대답하지 않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정민우는 건들지 마.”
그는 어깨를 문지르며 짜증 섞인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X새끼 하나 죽었다고 끝난 게 아니잖아. 이제 심하 그룹의 ‘리틀 데빌’ 시스템은 어떻게 할 거야?”
‘그 X새끼’는 허강헌을 의미했다.
하수빈은 말없이 그의 어깨를 대신 주물러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애초에 그놈한테 기대한 건 없었어.”
허강헌을 유람선에 올린 데엔 세 가지 목적이 있었다.
첫째로는 박진운이 ‘오빠’라는 타이틀로 심민아 앞에 나설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였고, 둘째로는 허강헌의 손을 빌려 정보를 빼돌렸다는 오명에서 자신을 깨끗이 분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허강헌은 더러운 진실을 안고 죽어야만 했다.
셋째, 하수빈은 허강헌 같은 배신자를 ‘데빌’의 총책으로 둘 생각도 없었고 8%의 지분을 줄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그러니 허강헌이 죽으면 그 약속도 함께 무효가 될 수 있었다.
박진운은 하수빈의 수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하수빈이‘리틀 데빌’ 시스템을 손에 넣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허강헌이 불에 타 죽은 것도 그럼 네 짓이야?”
하수빈은 대답하지 않았다.
실은 하수빈도 허강헌을 죽이고 싶었다. 박진운을 다치게 만든 건 계획된 일이었지만, 그런데도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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