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화
심민아가 다시 한번 권하기도 전에 박지훈은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시크하게 계단을 내려왔다.
표정은 한껏 새침했지만 걸음은 누구보다 빨랐다.
“대게가 아깝잖아. 딱 한 입만 먹어줄게.”
거실엔 이미 푸짐한 꼬치들이 한 상 차려져 있었다.
도려욱은 왼손엔 꼬치, 오른손엔 대게를 들고 열심히 먹던 중이었다.
박지훈이 내려오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대장, 내려왔어? 아까 분명히 이번 생엔 절대 사모님을 용서 안 한다더니, 화해 같은 건 죽어도 안 한다고...”
도려욱의 입에 대게 다리 하나가 그대로 들어갔다.
박지훈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밥 먹을 땐 입 좀 다물어.”
박수연도 놀라 눈을 깜빡였다.
“오빠가 왜 내려왔지?”
심민아는 피식 웃으며 대신 답했다.
“대게한테 유혹당했지 뭐.”
하지만 이내 박지훈의 위가 약한 것이 떠올라 걱정이 앞섰다.
“지훈아,대게는 찬 음식이라 많이 먹으면 안 돼. 알았지?”
그 잔소리에 박지훈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지만 얼굴은 여전히 시큰둥했다.
“알았어. 잔소리 작작 좀 해.”
박수연은 속으로 외쳤다.
‘아이고, 오빠는 신났으면서 괜히 또 쿨한 척하네!’
박수연이 심민아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엄마, 오빠는 대게 안 좋아해. 지금 내려온 건 대게 때문이 아니라 엄마 때문이야.”
그 말을 들은 심민아는 조금 놀란 듯 눈을 깜빡였고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몇 달을 돌아 돌아 우리 지훈이가 나를 조금씩 받아주기 시작했구나.’
그 생각에 괜히 울컥해졌다.
마침 그녀의 눈앞엔 윤기가 잘잘 흐르는 매콤한 새우찜이 놓여 있었다.
그걸 바라보다 보니 자연스레 눈가가 더 붉어졌다.
박지훈은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새우찜 좋아한다고 우는 사람이 어딨어? 진짜 이상한 여자네.’
속으로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손은 누구보다 빨랐다. 그는 새우를 한 마리, 두 마리, 머리를 떼고 껍질을 까서 살만 쏙쏙 발라냈다.
첫 번째는 박수연 앞에, 두 번째는 도려욱 앞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잔뜩 까놓은 새우 접시를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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