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아무것도 아닙니다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모두가 숨을 죽인 채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도대체 구정한이 어떻게 민지환의 결혼과 이혼 사실을 알고 있는 건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었다.
이런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 모임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상류층, 결혼은 감정이 아니라 ‘이익’으로 얽힌 계약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설령 부부 사이가 아무리 틀어져도 겉으로는 언제나 평온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예절이었다.
그게 바로 ‘체면’이었다.
그런데 민지환은 달랐다.
결혼하고 또 이혼했다는 사실이 이렇게 드러났다.
게다가 구정한이 직접 그 이야기를 꺼냈으니, 모두가 묘한 흥미와 경계심이 뒤섞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민지환은 잠시 숨을 고르고 담담하게 말했다.
“어떻게 그걸 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맞습니다. 제 아내와는 오래전부터 관계가 좋지 않았고 결국 감정이 완전히 식어 이혼하게 됐습니다.”
이쯤 되면 숨길 수도 없었다.
때문에 오히려 솔직하게 털어놓는 편을 택했다.
하지만 구정한은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죠. 이제 그분은 민 대표님의 아내가 아니라 전처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민 대표님 같은 사람에게 시집간 게 그분 인생 최대의 실수이자 오점이죠.”
말투는 나직했지만 모두의 귀에는 날카로운 칼날처럼 꽂혔다.
순간, 주변의 시선이 일제히 민지환에게 쏠렸다.
‘도대체 구 사장님이 왜 저렇게까지 감싸는 거지? 그 전처라는 사람과 구 사장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그때 주리아가 입을 열었다.
“그런 남자를 만나면 어떤 여자가 안 망가지겠어요? 아, 그러고 보니 민 대표님, 요즘 이세희 씨 일로 바쁘시죠? 그 스캔들, 진짜인가요?”
그녀는 순진한 미소를 지었지만 말은 폭탄과도 같았다.
방 안의 공기가 또 한 번 뒤집혔다.
구재이에 이어 이제는 이세희까지 언급된 것이다.
이세희는 세계적인 톱스타이긴 했지만 이들 상류층 사회에서는 ‘그저 연예인’일 뿐이었다.
그들은 연예인을 일시적인 유흥거리로 여겼다.
결혼 상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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