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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이민영은 무대 위 품위를 짓밟는 폴댄스녀를 노려보며 오는 길 내내 분으로 부글부글했다. 온나연은 그녀를 힐끗 한 번 보더니 가볍게 한마디 툭 던졌다. “응, 근데 어젯밤 무대 위에 있던 사람은 나야.” “???” 이민영은 입을 떡 벌렸다. 자기 귀가 잘못된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현모양처 온나연이? 섹시 폴댄스를? 이 두 설정이 한 사람에게 들어간다고?’ “한때 경민 씨를 붙잡으려고 배운 거야. 천했지?” 온나연은 씁쓸하게 웃다가 문득 생각했다. 사람은 과거의 자신조차 공감하기 힘들다고 말이다. 시간이 거꾸로 간다고 해도 스스로를 불쌍해하기보다 따귀부터 후려쳤을 것이다. ‘왜 그렇게 천하게 굴었을까? 변심한 남자 하나 붙잡겠다고 자존심 다 버리고!’ 이민영은 고개를 떨군 온나연의 얼굴을 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다물고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괜찮아. 이제부터 안 천하게 굴면 돼. 틀린 사람이 떠나면 하늘이 분명 보상해 줄 거야.” 온나연은 1층을 한 바퀴 훑었지만, 어젯밤 그 최상급 연하남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2층 VIP 구역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관람석 쪽 자리에는 옷차림이 번드르르한 젊은 여자 몇이 같이 앉아 담배를 피우며 비웃음을 섞어 수군거리고 있었다. “수민아, 여경민 그 누렇고 퀭한 마누라가 법의관이라며? 맨날 창자 내장 꺼내고 만지는 거 아니야? 소름 끼치게 역해!” “웩, 토할 것 같아. 여경민이 왜 안 건드나 했더니 그 손을 생각해 봐. 맨날 시체 위에서 만지고 비비고. 누가 견디냐?” “뭐 어때, 결국 우리 수민이가 제일 매력 있지. 침대에서 여경민 혼을 쏙 빼놨을걸. 언제 한 번 콘돔에 구멍 내서 애부터 가지면 자식 덕에 신분 상승이지. 우리들도 따라 떼돈 버는 거고!”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여자들은 요란스레 웃어댔다. 양수민은 야구 모자를 눌러쓰고 슬림 미니스커트를 걸쳤다. 한 쌍의 예쁜 다리를 꼰 채 여경민의 앞에서 보이던 순수하고 깔끔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녀는 눈빛을 차게 내리깔며 담배꽁초를 잔혹하게 비벼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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