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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온나연이 한밤중에 판클럽 같은 어수선한 곳까지 온 건 임창수를 찾기 위해서였다. 역시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었다. 그녀는 이런 곳에 더 이상 머물고 싶지 않았다. “민영아, 나 얘랑 할 얘기가 좀 있어서 너 먼저 가.” 임창수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단둘이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알지, 다 알지.” 이민영은 의미심장하게 임창수를 훑어보고는 온나연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녀는 온나연의 귓가에 바싹 다가와 속삭이듯 말했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조심해. 피임하는 거 잊지 말고.” 온나연은 잠시 멍해졌다. 그 말만 남긴 이민영은 알아서 자리를 비켰다. 한 사람을 잊으려면 시간과 새 사람, 이 두 가지가 필요했다. 그녀는 온나연이 여경민과의 결혼 생활에서 어떻게 지쳐갔는지를 똑똑히 보아왔다. 그래서 그녀가 아픔에서 빨리 벗어나기를 바랐다. 오랜 경험으로 보건대, 이 새로운 인연은 온나연을 지난 아픔에서 꺼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 “나가서 얘기할까?” 온나연이 화려한 조명 아래서 턱을 들어 보였다. 그녀는 북적이는 인파 사이를 지나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디든 좋아요.” 임창수는 키가 훤칠했고 얼굴은 매끈하게 잘 빠져 있었다. 몸에서는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기품 같은 것이 흘러나왔다. 온 세상을 휘어 쥘 듯한 기세를 풍기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얌전히 그녀의 뒤를 따를 뿐이었다. 두 사람은 클럽을 나와 근처의 한 양식 레스토랑에 들어가 창가 쪽 자리를 골라 앉았다. 레스토랑은 은은한 조명과 조용한 음악으로 한껏 꾸며져 있었고 종업원은 모두 본토 억양의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었다. 가격은 말할 것도 없이 높았다. “이거, 이거, 그리고 이거 부탁해요.” 온나연은 정성스럽게 만든 메뉴판을 펼쳐 가장 비싼 요리 몇 가지를 모조리 주문했다. 그러고는 메뉴판을 임창수에게 내밀었다. “창수야, 괜찮으니까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어차피 계산해 줄 사람은 따로 있으니까.” 여경민과 결혼한 지난 세월 동안, 그녀는 남들이 보기에는 화려한 재벌가의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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