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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이름이 뭐야?” 온나연은 임창수에게 돈을 보내고 나서야 이름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임창수는 술을 한 모금 머금고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아리라고 부르시면 돼요.” “아리?” 온나연은 임창수를 힐끗 보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뭐 예명 같은 거야? 여우 같긴 하네. 앞으로는 아리라고 불러줄게.” 말을 마친 그녀는 임창수의 이름을 아리로 바꾸고 둘의 문자 대화창 배경을 영화 주토피아의 여우 닉 사진으로 설정했다. 확실히 어떨 때는 눈앞의 이 요망한 남자에게 여우 같은 교활함이 느껴지다가도 또 그 교활함 속에서 강아지 같은 진정성이 보였다.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민영의 말처럼 온나연은 평생 시체만 상대해서 시체를 보는 눈은 정확해도 산 사람을 보는 눈은 영 꽝이었다. 이 남자가 천생연분일지, 아니면 구렁텅이일지 그녀는 정말 알 수가 없었다. “그럼 난 누나를 뭐라고 부를까요?” 임창수가 턱을 괸 채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나연이, 괜찮아요?” 온나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연하가 누나를 누나라고 안 부르면 허튼 생각 하는 거랬는데.” “그럼 나연 누나라고 할게요, 네?” 임창수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온나연의 손을 잡았다. 이번에는 깍지를 끼는 식이었다. 그의 눈빛은 불꽃처럼 뜨겁게 타올랐다. “나연 누나, 앞만 보고 가요. 뒤돌아보지 말고요. 이 고비, 내가 같이 넘겨줄게요.” “...” 온나연은 임창수와 눈을 마주했다. 자기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마치 영혼까지 꿰뚫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사람을 잘못 고르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아리가 자신을 이해해 주고 있었다. 바로 이것이 온나연에게 가장 필요한 감정적 위로였다. 2000만 원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두 사람의 몸이 가까워지며 따스한 분위기 속으로 미묘한 감정이 스며들었다. “나연 누나, 돈 받았으니 언제부터 일 시작할까요?” 임창수의 시선은 온나연을 녹여버릴 것처럼 뜨거웠다. 온나연은 그의 손을 꽉 잡았다. 손바닥에는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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