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임창수의 품은 넓고 따뜻했다. 마치 광풍과 폭우를 피할 수 있는 보금자리인 것 같았다. 온나연은 오랜만에 이런 따뜻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즉시 밀어내지 못하고 저도 모르게 임창수의 어깨를 감싸고 머리를 그의 가슴에 기대었다... 심지어 조금은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누나... 지금 가지 말라고 저를 붙잡고 있는 거죠?” 조용히 서 있는 임창수는 마치 온나연이 의지할 수 있는 산처럼 느껴졌다. 그는 예쁜 속눈썹을 내리깔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 미안!” 온나연은 그제야 자신이 실례된 행동을 했음을 깨닫고 황급히 임창수의 품에서 나와서 자기의 옷매무새와 머리카락을 다듬었다. 그리고 이런 자신이 한심한 듯 속으로 중얼거렸다. ‘온나연, 너 정말 오랫동안 남자가 없어서 창수마저 가만두지 않는다니. 정말 큰 죄를 지었어.’ “네가 진심으로 날 도와 아이를 돌봐주겠다고 했는데 내가 너무 못되게 대해서 미안해.” 온나연이 진심으로 반성하였고 정중한 태도로 임창수에게 말했다. “네가 괜찮다면 여기서 지내도 좋아. 어쨌든 여긴 스위트룸이라 침실이 두 개 있어. 그럼 넌 매일 오가며 고생하지 않아도 되니까.” 온나연은 임창수를 붙잡는 것이 희수를 위해서인지 자기를 위해서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물론 좋죠.” 임창수도 온나연이 정말로 그를 만류하는 걸 보고 다소 놀라워했다. 그의 바다처럼 그윽한 눈동자가 유난히 빛났다. “저는 원래 누나의 사람이니까 당연히 누나의 명령을 따라야죠.” 온나연은 이마를 짚으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소리 좀 낮춰. 듣기가 거북하니까.” 그녀는 확실히 4천만을 주고 임창수를 스폰하기로 했었다. 그래서 임창수를 마음껏 대할 수 있었다. 그의 따뜻한 품은 물론, 그의 몸을 원한다고 하면 그는 깨끗이 씻고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 임창수는 타고난 기품이 너무 우월하고 카리스마가 강렬해서 그런지, 아니면 자신이 너무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워서 그런지 그에게 선을 넘은 생각이나 행동을 하기가 부끄러웠다. ‘휴, 남녀관계에 있어서 여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