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8장

공간을 떠도는 한 법보의 내부에서 흑수은채의 2인자 설수홍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눈앞의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두 사람은 모두 검은 도포를 두른 채 강렬한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왼쪽에 서 있는 인물은 천부기의 전투 베테랑이자 둘째 장로인 우상원이었고 오른쪽은 천부기의 셋째 장로 나은구였다. 천부기의 2인자와 3인자인 그들의 권세와 실력은 절대적인 수준이었다. 이들이 등장한 것만 봐도 천부기가 초기 제병에 얼마나 큰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단순히 감시하러 온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때 우상원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약간의 변수가 있긴 했지만 결국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그러게 말입니다.” 설수홍이 만족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남은 건 이천후 일행을 쫓아가 적당한 장소에서 처리한 후 제병을 손에 넣는 것뿐이죠.” 나은구도 웃으며 말했다. “이천후가 죽으면 검성은 분노할 것이고 그 화살은 천은성에게 돌아가겠죠. 우리는 손을 댄 적도 없으니 가만히 앉아서 삼양문이 몰락하는 걸 구경하면 됩니다.” “하하하하!” 세 사람의 웃음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초기 제병은 곧 그들의 것이 될 것이었고 이는 꿈에서도 웃을 일이다. 그때 우상원이 설수홍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움직여도 돼요. 이천후의 음양 보선이 이미 오백 리 밖으로 갔어요.” 그 말에 설수홍은 고개를 끄덕이고 손바닥을 펼쳤다. 그리고 그의 손끝에서 미세한 빛줄기가 퍼져나가 음양 보선에 새겨진 도문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몇 초 지나자 왼쪽 전방의 어딘가에서 빛나는 점 하나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찾았습니다. 가시죠.” 우상원은 집중해서 공간을 가르는 법보를 조종했고 빛나는 점을 향해 쫓아갔다. 그러나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설수홍의 입가에 섬뜩한 미소가 떠올랐다. ... 한편 음양 보선 내부에서 배를 조종하고 있던 탁재환이 입을 열었다. “수장, 아까 그거 뭐였어? 누가 우릴 도운 거야?” 서충현이 껄껄 웃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