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0장

장범철은 아직도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은 채 손가락으로 이천후를 가리키며 말했다. “곧 있을 시합에서 네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망상 속에 살고 있었는지 뼈저리게 깨닫게 될 거야. 넌 내 앞에서 그저 보잘것없는 닭이나 개에 불과해. 손끝 하나로 무너뜨릴 수 있는 하찮은 존재지.” 그때 장범철의 두 부하들이 조소를 터뜨리며 나섰다. “형님,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 있습니까? 그냥 우리가 나서면 이놈은 순식간에 처리됩니다!” “하하, 저도 손쉽게 끝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들은 이천후를 완전히 무시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수천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고대 천교’의 정예 수련생들이었다. 그런 자신들과 감히 이천후 같은 자가 동등한 수준이라도 되는 듯이 행동하다니,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장범철은 손을 들어 두 부하를 제지하고 태연하게 말했다. “그만해. 이 녀석, 생각보다는 실력이 있는 편이야.”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속에 서늘한 살기가 은은하게 스며 있었다. 장범철이 이천후를 직접 상대하려는 이유는 단순했다. 그는 이미 천부기의 기주에게 이천후를 죽여주겠노라 약속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됐어. 셋이든 넷이든 한꺼번에 덤벼. 어차피 한 솥에 다 끓여줄 테니까.” 그의 말투는 여전히 여유로웠고 눈빛에는 흔들림 없는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그 순간 고대 천교 세 명이 동시에 경악했다. “뭐? 이 자식, 감히 우리 셋을 상대로 싸우겠다고?” “하하, 세상에. 너무 무서워서 벌써 덜덜 떨리는군?” “헛된 꿈에서 깨지 않는 자는 결국 차가운 시체가 되어야 깨닫게 되지.” 장범철은 살기를 한껏 담아 말했다. 그러나 이천후는 지루하다는 듯 귀를 후비며 두리번거리더니 느긋하게 말했다. “그런데 오늘 출전할 고대 천교는 네 명 아니었어? 나머지 하나는 어디 갔어?” 그러자 장범철의 한 부하가 웃으며 말했다. “걔는 우리랑 같은 부류가 아니야. 설마 우리가 두려워서 그 녀석과 동맹을 맺으려는 건 아니지?”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