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7장
나머지 사람들은 웃음을 꾹 참느라 애를 먹었다.
우나연은 정말 대단한 캐릭터였다. 아니, 어쩌면 희대의 기인이랄까. 천기혁을 두고 ‘할아버지’라니.
“나연아, 말버릇이 그게 뭐야? 어서 천기혁 성자께 사과드려.”
초월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타이르듯 말했다.
“네?”
우나연은 어리둥절했다.
‘봉인된 세월이 9천 년이라면 할아버지라 부르는 게 맞지 않나?’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자 그녀는 이마를 짚었다. 머리가 아파오는 기분이었다.
“하아... 이렇게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무구한 아이를 키워놓다니, 이게 성공한 건지 실패한 건지, 원...”
태상 장로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대 천교들은 비록 몇천 년씩 선정 속에 봉인되어 있었지만 그곳에서는 시간이 멈춰 있다. 따라서 봉인된 연수를 기준으로 나이를 계산할 수 없었다.
가령 어떤 열여덟 살 소년이 만 년 동안 선정에 봉인되었다 해도 깨어나는 순간 그의 육체는 여전히 열여덟이었다.
이것이 바로 ‘선정 봉인’의 신비한 힘이었다. 천재들은 이 방법을 통해 대재앙을 피하고 찬란한 대세를 기다려 도를 깨우칠 기회를 얻으려 했다.
그래서 많은 고대 천교들이 선정 봉인을 선택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나이를 함부로 계산할 수는 없었다.
더구나 천기혁은 스스로 자신을 ‘제자’라 칭하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즉 이미 스스로 자신의 서열을 정해 둔 상태였다.
그런데도 우나연이 이런 대형 사고를 쳐버렸으니 이 어색한 분위기를 대체 어떻게 수습해야 한단 말인가.
그 순간 모든 이들의 시선이 천기혁에게로 집중됐다. 이 난처한 상황을 그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하지만 천기혁의 반응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는 일말의 당황함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얼굴 가득 미소 지었다.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공주님은 마치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보옥과 같군요. 순수하고 꾸밈없는 모습이 참으로 사랑스럽습니다.”
천기혁의 따뜻한 말에 사람들은 속으로 감탄했다. 역시 9천 년을 살아온 고대 성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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