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55장
그렇지 않으면 이천후는 이 일을 결코 마음에 담아둔 채로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아직 만마곡의 주범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이천후는 반드시 그들을 찾아낼 것이고 모두 베어버릴 것이고 만마곡 또한 4대 문파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는 그놈들을 등천로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겠다고 굳게 맹세했다.
그런 생각을 마친 후 이천후는 전리품을 챙기기 시작했다. 백여 명의 젊은 천재들이 쓰러지며 수많은 반지가 땅에 떨어진 것이다.
생각할 것도 없었다. 그 안에는 분명 귀한 수련 자원과 강력한 보물들이 가득할 터였다.
이렇게나 많은 반지가 널려 있으니 주변의 무사들도 눈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 이천후의 전리품을 탐내다 목숨을 잃을 자가 어디 있겠는가?
성문 앞에 서 있던 황혜교는 가만히 서서 이천후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경계와 두려움이 스쳤다.
그러더니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성 안으로 들어갔다.
반면 청이는 기쁜 표정으로 달려왔고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수줍은 듯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여린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듯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선배님, 제 목숨을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청이의 눈빛은 촉촉하게 빛났고 그 예쁜 얼굴에 깊은 감격이 서려 있었다.
“감사하긴요. 4대 문파와 난 원수지간이에요. 그놈들한테 복수하는 김에 청이 씨를 구한 건데요, 뭐.”
이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 자체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청이의 입장에서는 어쩐지 서운하게 느껴졌다.
이천후가 자신을 구한 것은 단순히 ‘부수적인 일’에 불과했던 것이라니, 보통이라면 어느 남자라도 그녀의 감사 인사에 기꺼이 화답했을 것이다.
청이는 채운종의 제일가는 미녀였다. 이건 ‘영웅이 미인을 구하는’ 순간이 아닌가.
‘이 남자는 뼛속까지 교만한 사람이구나... 이런 영웅담조차 시시하다고 여기는 걸 보면.’
청이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선배님, 저도 도와드릴게요.”
그녀는 허리를 숙이고 반지를 주우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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