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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6장

이천후는 멀리 시선을 던졌다가 다시 공작 성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며칠 전에 탁재환이랑 애들이 외부로 정찰하러 나갔잖아. 돌아왔어?” “아직.” 공작 성녀는 눈처럼 하얀 목을 곧게 세운 채 멀리 하늘 끝을 응시했다. 그녀도 이천후처럼 외부 상황이 궁금했다. 현재 영사산 쪽이 어떻게 됐는지 말이다. 그때 갑자기 허공이 일렁이더니 쉭 하는 소리와 함께 음양 보선이 공간을 뚫고 모습을 드러냈다. “왔네!” 이천후는 곧장 보선을 향해 다가갔다. 탁재환, 우나연, 그리고 다른 동료들이 차례로 배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낯선 청년이 한 명 더 있었다. 짐승 가죽으로 된 옷을 입고 있는 걸 보니 5대 산채 쪽 제자인 듯했다. 전형적인 산채 복장이었다. 그 청년은 이천후를 보자마자 눈빛이 움찔하더니 곧장 태연한 얼굴로 돌아갔다. 이천후는 그런 그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한 채 탁재환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탁재환이 어깨에 누군가를 메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피투성이였다. 옷은 이미 피로 다 젖어 있었고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채 아직도 피를 흐르고 있었다. “조상민...” 이천후는 숨이 턱 막히는 듯 말끝을 흐렸다. 조상민은 탁재환의 부하이자 그와도 수없이 생사를 넘나든 전우였다. “상민이 왜 저렇게까지 다쳤어?” 이천후는 미간을 더 세게 찌푸렸다. “수장, 상민이가... 죽었어.” 탁재환은 흐르는 눈물을 대충 훔치며 말했다. 그의 눈빛은 절망으로 가득했다. “뭐? 누가 한 짓이야?” 이천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곧장 정신을 집중해 조상민의 상태를 확인해 봤는데 확실히 사망한 상태였다. 몸 전체는 상처투성이였고 장기들은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더 끔찍한 건 그의 온몸의 뼈들이 산산이 부서져 있다는 점이었다. 너무나도 잔혹했다. 그야말로 고문을 당한 수준이었다. 이천후는 이를 악물었다. 누군가 고의적으로 천천히 고문하듯 죽인 게 틀림없었다. 만약 기연을 두고 다툼이 일어났던 거라면 단번에 확실하게 죽였겠지만 이건 딱 봐도 증오에서 비롯된 살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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