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68장
평소에 공작 성녀에게 은근히 마음을 품고 있던 탁재환조차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그녀가 휘두른 그 검기 하나하나가 뼛속까지 차갑게 스며들어오는 듯했다.
“공작 성녀 언니, 진짜 대단해요... 저 괴물들을 다 쓸어버리다니.”
우나연이 감탄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천후는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금빛 새끼 사자의 신뢰가 아니었으면 내가 공작 성녀를 그렇게 쉽게 제압하지 못했겠지.’
전에 공작 성녀는 비검조차 꺼내지 않았다. 그녀가 그 검을 꺼냈다면 이천후가 과연 버텨낼 수 있었을지는 미지수였다.
“공작 성녀, 그 검... 뭐야?”
조민희는 눈망울을 반짝이며 공작 성녀가 들고 있는 검을 바라봤다.
그 검은 매우 특이했는데 전체적으로 금빛을 띠고 있었고 일반적인 곧은 검과는 다르게 휘어진 곡선으로 이루어진 형태였다.
“이건 곡룡검이야. 용의 피와 수십 종의 귀한 재료를 섞어 만든 비검이지.”
공작 성녀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조금 전의 전투로 마음속에 쌓였던 감정이 어느 정도 풀렸는지 그녀는 이전보다 훨씬 차분해 보였다.
“와... 대박이다. 공작 성녀, 그거 잠깐만 빌려줄 수 있어?”
조민희가 반짝이는 눈으로 곡룡검을 바라보며 말했다.
“응?”
공작 성녀는 의아한 눈빛으로 조민희를 바라보고 대꾸는 하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누가 자기 무기를 그냥 빌려주냐는 듯한 눈빛이었다.
조민희는 하얗고 곱디 고운 손을 부끄럽게 비비며 말했다.
“만지는 건 안 되면... 그럼 비검술이라도 좀 알려줘. 나 배우고 싶어! 뭐든 배워두면 좋잖아. 헤헷.”
이 말에 공작 성녀뿐만 아니라 이천후와 탁재환까지도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이게 무슨 뻔뻔한 짓이야? 진짜 성녀가 맞긴 해?’
비검술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고대의 비술인데 방금 공작 성녀가 구사한 그 기술은 아마 곡룡검 자체보다도 훨씬 귀중한 비법일 것이다.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알려달라니?
“나한텐 맨날 도적이네 악당이네 하더니, 정작 너야말로 낯짝이 성벽보다 더 두껍잖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