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7장
이천후는 갑자기 사방에서 몰려오는 압도적인 중압감에 숨이 턱 막혔다. 발밑의 대지가 우르르 무너져내리며 거대한 균열이 수천 미터나 뻗어나갔고 그 틈 사이로 끝도 없이 노란 모래가 쏟아져 내렸다. 마치 사막 속 협곡이 순식간에 생성된 듯한 장면이었다.
그 위력은 주변의 다른 전장마저 멈춰 세울 만큼 강렬했고 모든 시선이 일제히 이곳을 향해 꽂혔다.
‘저 법상이 이렇게까지 무시무시할 줄이야. 힘이 끝이 없군. 평범한 수단으론 절대 맞설 수 없어. 하지만...’
이천후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나는 대책이 있지.’
정탁수가 일부러 함정을 파두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천후가 이곳까지 찾아온 이유는 바로 그만큼의 비장의 패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가장 믿는 비장의 수단은 바로 구령참마경이었다.
하지만 이천후는 아직 그 거울을 꺼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또 다른 강력한 수단을 꺼냈다.
“적멸신뢰!”
신뢰는 신이 내린 천벌이라 불릴 정도로 막강했다. 그중에서도 적멸신뢰는 가장 순도 높고 강력한 양기를 지녔고 모든 요마와 사악한 기운을 정면으로 꿰뚫는 천적인 존재였다.
정탁수가 소환한 마우황법상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적멸신뢰 앞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순식간에 이천후의 온몸을 감싸며 번쩍이는 검은 번개가 형성되었고 그 모습은 마치 검은 갑옷을 입은 천신 같았다. 그의 전신에서 뻗어 나간 검은 전류가 찌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울려 퍼졌다.
그리고 마우황법상에서 흘러나오던 끈적하고 무거운 마기가 그의 몸에 닿는 순간 마치 뜨거운 불길에 녹아버린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죽어라!”
백 장은 족히 되어 보이는 거대한 마신으로 변한 정탁수가 머리를 풀어헤친 채 포효했다. 그 몸체에서 뿜어져 나온 마력에 마치 세상이 무너지는 듯했고 수백 개나 되는 흉악한 팔들이 번개처럼 휘둘러졌다.
그 팔들은 어둠을 품은 뇌룡처럼 날카롭고 거셌으며 순식간에 수만 개의 번개가 이천후를 향해 쏟아져 내렸다.
그 압도적인 위력 앞에서 공간은 마치 낡은 천처럼 갈기갈기 찢겨 나갔고 그야말로 천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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