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9장
정탁수는 이제 완전히 바람 빠진 풍선 같았다. 기세는 눈에 띄게 꺾였고 그의 몸은 균열이 일어난 도자기처럼 피를 줄줄 흘렸다.
이런 급의 법상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건 화령경은커녕 부대경 무사도 벅차다. 게다가 그는 원래 중상을 입은 상태였는데 법상을 강행한 탓에 상처가 전보다 훨씬 더 깊어졌다.
“하늘도 날 돕지 않는단 말이냐... 크아아아!”
정탁수가 분노에 찬 포효를 질렀다. 애초에 그를 이 지경으로 만든 건 다름 아닌 검황 기문룡이었다. 그 늙은 여우가 그의 근본을 끊어버리고 육체를 파괴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어찌 화령경 무사 하나를 제대로 잡지 못해 이 꼴을 당했겠는가.
이천후에게 이런 굴욕을 당하다니, 정탁수에게 있어선 말 그대로 평생 씻지 못할 치욕이었다.
이천후를 향한 증오심은 물론 기문룡에 대한 원한은 그보다 더 깊었다. 시선을 돌려 주변 전장을 바라보니 사대 성교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 강력하던 청운 성자가 이천후에게 철저히 당했고 도화 성자 일당은 공작 성녀와 대치 중이지만 이미 밀리는 형세였다.
이천후 측엔 공작 성녀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보다 더 무시무시한 존재인 조민희가 있었다. 그녀는 혼자서 천해연맹의 수십 명 강자를 상대하면서도 전혀 밀리는 기색이 없었다.
정탁수는 잘 알고 있었다. 조민희를 짧은 시간 내에 제압하는 건 불가능하단 걸. 그녀는 영역을 지녔고 그 영역 덕분에 무너지지 않는 절대우위의 자리에 서 있었다.
또한 탁재환과 우나연, 유환중 등은 비록 공격력이 약하지만 방어력만큼은 그야말로 철벽이었다. 특히 우나연의 몸엔 법보가 겹겹이 둘러져 있어 아무리 천해연맹이 인원이 많아도 그들의 방어를 깨뜨리긴 역부족이었다.
이대로 가면 전세가 교착 상태로 이어질 뿐이었다. 국면을 타개하려면 반드시 이천후부터 쓰러뜨려야 했다.
“만고를 억누르는 태마 영역!”
정탁수가 이를 악물고 포효했다.
지금 상황에서 더 강력한 비장의 수 태마 영역을 펼치는 건 위험천만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물러설 수 없었다. 모든 걸 걸고서라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