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4장
이천후는 비록 적멸신뢰를 손에 넣었지만 진정한 대성의 경지와 비교하면 아직 한참이나 모자랐다. 그러나 이 정도의 천마들을 섬멸하는 데에는 충분했다.
순식간에 촘촘하게 몰려있던 천마 대군 사이로 하나의 길이 뚫렸고 이천후의 손놀림은 천마들보다도 더 날카롭고 치명적이었다. 마치 노련한 어부가 그물질하듯 손끝에서 일렁이는 일곱 빛깔의 용령이 사정없이 날아들며 한 번씩 움켜쥐고 내리찍을 때마다 천마가 하나씩 산산조각 났다.
그 불멸의 힘이 몰아치는 가운데 부서진 천마들은 더 이상 형체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천후는 영동을 돌려 마치 거대한 고래가 물을 삼키듯 그 조각난 천마의 파편들을 모조리 흡수했다. 그것들은 거대한 양분이 되어 바다로 흘러드는 강물처럼 왕불 금신 속으로 쇄도해 들어갔다.
이 모든 과정은 단 2초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사이 이천후는 수천 마리에 달하는 천마 중 무려 칠팔십 마리를 썰어버렸다. 그마저도 혹여 근처의 천기 성지 여자 제자들에게 피해가 갈까 염려해 전력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가 전력을 다해 적멸신뢰와 칠채룡령을 풀어놓았다면 죽은 천마는 지금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어서 저 놈을 죽여!”
그때 몇 마리의 거대한 천마 대장이 놀람과 분노에 찬 눈빛으로 외치며 재빠르게 움직였다. 그들의 육중한 몸이 광폭하게 회전하기 시작하자 음풍이 사방으로 몰아치며 이천후를 중심으로 소용돌이쳤다. 그 힘은 이천후를 갈아버릴 듯이 맹렬했다.
“죽고 싶은 모양이군.”
이천후가 코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만약 상대가 마왕급 존재라면 그 역시 긴장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 있는 천마들은 마왕에도 이르지 못한 하급 천마들일 뿐이니 그런 것들이 달려온다고 해봤자 결국 스스로 죽으러 오는 꼴이었다.
그는 다른 어떤 무공도 쓰지 않았다. 단지 적멸신뢰만 소환하여 한 줄기 검은 섬광을 일으켰다. 파괴의 기운을 머금은 그 힘은 굉음을 내며 거대한 천마들에게 곧장 부딪쳤다.
피지지직...
주위가 불길에 타오르는 듯했고 끓는 기름에 던져진 것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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