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7장
이천후는 막 질문을 던진 뒤 문득 자신이 멍청한 질문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누가 그런 누나를 두고 싶겠는가. 그건 생각만 해도 고통스러웠다.
“형님, 이건 저희 집안 이야기라 남한테는 절대 말 안 하는데요. 형님이 물었으니 말씀해 드릴게요.”
안연철은 잠시 숨을 고른 뒤 입을 열었다.
“제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부하가 있었어요. 우린 어릴 때부터 형제처럼 지냈죠.
심지어 그 부하는 한 번은 저를 구하려다 적한테 몸이 두 동강이 날 뻔한 적도 있었어요. 그만큼 정이 깊었어요. 그런데... 결국 만절이 그 친구를 한 칼에 베어 죽였어요.”
“왜?”
“그 녀석이 마보를 하나 얻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우리 누나... 만절이 알아챘어요. 만절은 이유도 묻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그 부하를 참살했어요.”
안연철의 눈빛에 짙은 슬픔이 깃들어 있었다.
이천후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만절이란 인간, 정말 그렇게까지 할 줄이야.’
“거기다 제 약혼녀도 똑같이 당했는데요. 제 약혼녀가 수련한 마공은 사실 별거 아니었어요. 그냥 보조용 비법에 불과했죠. 하지만 만절이 그걸 알고는 또다시 가차 없이 제 약혼녀를 죽였습니다!”
안연철은 주먹을 움켜쥐었고 눈에 타오르는 분노가 담겼다.
“이건 제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입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절망과 슬픔이 묻어 있었다.
“...”
이천후는 할 말을 잃었다.
만절이라는 자, 과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수련계에는 선과 마를 겸수하는 무사들도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데 만절은 자기 동생의 약혼녀까지 가차 없이 베어버리다니.
“네 누나, 진짜 인간도 아니네.”
이천후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말했다.
“원래 인간이 아니에요.”
안연철은 고개를 저으며 차갑게 웃었다.
“그년 눈에는 부모도 형제도 정마저도 없어요. 오직 선악만, 정사만, 요마만 있을 뿐이에요. 그런데 만절이 옳다고 믿는 게 과연 절대적으로 옳은 걸까요?”
안연철은 씁쓸하게 웃었다.
“걔는 남을 요마라 욕하지만 정작 본인도 다른 이 눈엔 괴물이나 다름없죠.”
이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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