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59장
답답함을 못 이긴 안연철은 바로 법보를 통해 음성을 날렸다.
‘형님, 빨리 힌트 좀 주세요. 이러다 들통나겠어요!’
그런데 그 순간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분명 이천후에게 음성을 보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이다. 아니, 아예 전달조차 되지 않았다.
‘망했네...’
법보가 마치 고장난 것처럼 작동하지 않았다. 그제야 안연철은 이곳에 음성 전달을 차단하는 무언가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을 만든 이는 분명 바로 앞에 있는 천란 성녀일 터였다.
“도련님, 이제 대강 감이 오셨겠지요?”
천란 성녀가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
안연철은 얼굴이 붉게 상기된 채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스러워했다. 그런데도 천란 성녀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연이은 도박으로 심력이 크게 소모되신 듯합니다. 피로가 쌓인 게 당연하겠지요. 이왕이면 도련님께서는 안쪽 방에서 편히 쉬시고 저와 이 대사님은 둘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어떨까요?”
그야말로 배려와 품격이 넘치는 외교적 화법이었다. 이에 안연철은 쾌재를 부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저도 좀 피곤하던 참이었어요.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그는 이천후에게 눈을 찡긋하며 눈짓을 보내고는 다른 여자 제자의 안내를 따라 후다닥 물러났다. 마치 사형선고에서 살아난 듯이 신나 보였다.
이제 이 자리에 남은 이는 이천후와 천란 성녀 단 둘뿐이었다.
“이제 이 대사님께서 직접 나서주실 차례입니다. 이 아홉 개의 정석을 평가해 주시겠어요?”
천란 성녀는 이천후를 똑바로 바라보았는데 그녀의 눈빛에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평가할 필요 없습니다. 1번부터 9번까지 정석의 가치는 순차적으로 상승합니다.”
이천후는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각 정석을 하나씩 가리켰다.
천란 성녀는 그 순간 눈을 크게 떴다. 이 아홉 개의 정석의 가치는 이미 그녀가 어제 천신만고 끝에 확정해 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이천후는 자리에 앉은 채 단 몇 초 사이에 정확히 그것을 꿰뚫은 것이다.
천란 성녀는 정석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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