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3장
분천원왕은 충격에 휩싸였고 눈알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무슨 상황이지? 대체 왜 봉무 신녀까지 나타난 거야?’
“너무 아름답고 고귀해... 정말 신녀네...”
도요 공주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토록 고결한 여인을 마주하자 자신이 마치 먼지처럼 초라하게 느껴졌다.
“신녀가 곁에 있으니 내 모습이 누추하게 느껴지는구나...”
나다현도 넋을 잃은 듯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기린신자는 봉무를 보자마자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분명 그녀도 이 소식을 듣고 선수를 치러 달려온 것이다.
‘생각보다 발이 빠르군.’
이때 봉무는 깃털 옷을 휘날리며 이천후가 있는 산꼭대기에 가볍게 내려섰다.
“남명화산의 산중 수련자, 봉운이라 합니다. 도우께 인사 올립니다.”
봉운이라 자칭한 여인은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이천후를 향해 공손히 인사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분천원왕은 온몸이 굳었다.
‘이 목소리는... 분명 서부 요역을 불태웠다는 바로 그 봉무 신녀의 목소리인데!’
그런데 그녀는 가명을 쓰고 이천후에게 이토록 공손하게 대하다니. 분천원왕은 비대한 몸을 제어하지 못해 덜덜 떨었지만 기린신자의 싸늘한 눈빛이 꽂히자 목구멍까지 올라온 탄성을 억지로 삼켰다.
그때였다. 창공이 갈라지며 가느다란 균열이 생기고 그 틈으로 또 다른 거대한 형체가 허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허리까지 늘어진 찬란한 금발을 휘날리며 등장했다. 오묘하게 조각된 듯한 오관, 천상의 신명이 인간 세상에 내려온 듯한 모습이었다.
두 손을 등 뒤로 한 채 허공에 선 그는 검은 무늬가 박힌 비단옷 아래로 산처럼 우람한 체구를 드러냈고 그 몸을 감싸는 파동은 실체화되어 황금 비늘의 허상이 되어 맴돌았다. 그의 위압감은 주변 수백 리 구름을 호박처럼 굳게 만들었다.
그의 뼈와 살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려한 황금빛은 공중에서 신비한 도안을 그려내고 땅의 수련자들은 그 모습만 보아도 정신이 뒤흔들려 무릎을 꿇고 싶어졌다.
“용... 용명 신자!”
간신히 진정되었던 분천원왕의 심장은 다시금 요동쳤고 온몸의 요혈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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