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42장
“어, 저기!”
출입을 관리하던 문파 제자 두 명이 뒤에서 외쳤으나 잠깐 망설이다 더는 막지 못했다.
마차는 쇄성후의 것이라 그들 입장에서 감히 가로막을 수는 없었다.
“하!”
이천후가 소상원 안으로 들어서자 잠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곳은 마치 말을 달릴 수 있을 만큼 넓었고 주차 구역에는 온갖 맹수들이 엎드려 있었지만 모두 잠잠했다.
그 짐승들의 주인이 미리 금언 주문을 걸어놓은 듯했다. 짖거나 울부짖는 것이 금지된 것이다.
그런데 그 짐승들은 하나같이 범상치 않았다. 이천후조차 혀를 내두를 만한 태고의 이형종도 눈에 띄었다.
‘태고 유종을 탈것 삼다니...’
이천후는 마음속으로 혀를 찼다.
이런 유종이 다 성장하면 산과 강을 지배할 만큼의 위세를 떨칠 존재들이다. 그런데 지금은 남의 발밑에서 굴복하고 있으니 그 주인의 위세가 얼마나 강한지 짐작할 만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청동 전차를 큰길 한복판에 떡하니 세워버렸다.
그 모습에 뒤따르던 청란 전차의 시녀가 깜짝 놀라며 새된 목소리로 외쳤다.
“누가 이렇게 막무가내야!”
하지만 이천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마차는 자기 것도 아니었다. 혹여 도로에서 성깔 부리는 수련자가 있으면 쇄성후한테 가서 따지라고 하면 되니까.
그는 느긋하게 청석이 깔린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천년 철목이 우거진 숲을 지나자 덩굴처럼 드리운 현등이 마치 생물처럼 스르륵 그의 몸을 피해 흘러내렸다.
그런데 정원을 깊숙이 파고들자 갑자기 시야가 확 트였다.
백 보 너머의 유리호는 맑고 투명해 거울처럼 반사되었고 그 위엔 일흔두 개의 부유 옥대가 공중에 떠 있었다.
각지의 천교들이 그곳에 모여 있었고 몸에 신광이 어른거렸다.
이천후는 조용히 호숫가의 고송 그늘에 몸을 숨겼다.
그때 귓가로 소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양 성자가 이번에 혼례를 맺는 거 설마 조민희의 보리도체를 탐해서 그런 거 아니겠지?”
말한 자는 삼안 영원이었다. 이마 중앙에 난 세 번째 눈에서 은은한 금빛이 번뜩였다.
이천후는 더 자세히 들으려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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